지난 14∼15일의 집중호우로 서울 지하철 일부 구간이 침수돼 운행중단 사태가 빚어진 가운데 레일바닥을 완전히 말리지 않고 전동차를 운행하는 것은 대형사고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한국건설방식(防飾)기술연구소에 따르면 레일바닥이 젖은 상태에서 전동차를 운행하게 되면 전류가 레일을 타고 흘러 나가 주변에 매설된 가스관 등의 금속성물질로 전이된 뒤 다시 지중으로 퍼지고, 이때 가스관 등의 금속이 금속이온으로 떨어져 나가는 전식(電飾)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연구소측은 "이런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가스관이 손상돼 대형 폭발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전동차를 구동시키는 1천500V의 고압전류가 땅속으로 누설될 경우 반경 50∼100m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 고문인 이의호(李義鎬)씨는 "그러나 서울시는 침수된 역사에 고인 물을 퍼낸 뒤 열풍기 등으로 레일바닥을 건조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곧바로 전동차 운행을 강행했다"며 "이는 누설전류에 의한 전식의 위험성을 모르는 처사"라고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하철 주변에 매설된 가스배관만이라도 즉각적인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전식피해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며 "우려할만한 전식피해가 감지된 곳에는 배류기 설치 등 적절한 방식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레일 바닥과 터널 벽면에는 누설전류를 차단하는 절연재가 깔려 있기 때문에 물기가 조금 있어도 문제되지 않는다"며 "특히 이번 폭우로 침수된 구간에서는 시험운행을 거쳐 정식운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