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우 피해중 일부는 행정기관의 늑장 대응에 따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선 경기도 안양시 안양2동 연립주택 지하층에 사는 일가족 3명이 침수로 숨진 사고의 경우 당국이 대피방송을 조금만 일찍 했으면 얼마든지 참사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안양시는 이날 오전 2시30분께 사이렌을 울리고 대피방송을 두차례 했다고 밝혔으나 이때는 이미 시간당 80㎜ 안팎의 집중호우가 내리기 시작한지 30여분이 지난 뒤였다. 가평지역 계곡과 강변유원지 야영객들의 실종 및 고립도 행정당국이 사전에 신속하게 대응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에선 야영이나 낚시를 즐기던 8명이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다. 다른 때와 달리 감전사 피해도 잇따라 도로변 전기시설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광명시 광명2동 도로변에서 숨진 4명은 가로등에 부착돼 있던 개폐 스위치가 물에 잠기면서 감전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