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14일 오후부터 경기지역에 양동이로 물을 퍼붓듯 많은 비가 내려 20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등 곳곳에서피해가 잇따랐다. 경기지역에는 이날 지역에 따라 시간당 최고 80㎜ 가량의 '폭우'가 내렸다. 도(道) 재해대책본부는 전 공무원에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정확한 피해상황 파악과 피해복구, 추가 비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인명피해 이날 낮 12시 현재 도 재해대책본부가 공식 집계한 인명피해는 사망 8명, 실종 12명 등 모두 20명이다. 시.군별로는 가평군 8명, 안양시 4명, 고양시 3명, 구리.광명시 각 2명, 양주군 1명 등이다. 이날 오전 6시 10분께 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 33의 6 연립주택 지하 1층 안태석(51)씨 집에서 안씨와 안씨의 아내 이정희(53)씨, 아들 현진(14)군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안씨 일가족은 이날 오전 2∼3시 사이 이 지역에 시간당 최고 7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근 삼성천이 범람, 미처 대피하지 못해 집안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3시 15분께 광명시 광명2동 SK텔레콤 부근을 지나던 백용석(39.광명시 광명동)씨와 오현순(41.서울 양천구 신월동)씨가 전봇대에서 흘러나온전기에 감전돼 숨졌다. 또 15일 오전 3시께 구리시 갈매동 373 농가 창고 안에서 김향남(38.여)씨와 김씨의 딸 박세희(10)양이 산사태로 쏟아져 내린 흙더미에 묻혀 숨진채 발견됐다. 실종자도 잇따라 이날 오전 1시부터 4시 30분사이 가평지역에서만 김동철(13)군, 김동준(13)군, 문형자(36.여)씨, 이동연(11) 군 등 모두 8명의 야영객 등이 불어난 계곡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오전 2시 20분께는 양주군 백석면 복지리에서 길을 가던 변지희(19.양주군광적면)양이 역시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망자와 실종자는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 침수 및 이재민 지금까지 파악된 도내 주택 침수는 19개 시.군 3천374가구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1천16가구 3천130명의 이재민이 발생, 인근 학교와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분산수용됐다. 이날 오전 4시께 광명시 광명5동 목감천이 한때 범람, 인근 지역 저지대 주민수백가구가 광명 서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또 이날 오전 5시께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 일대 주택 20여가구가 침수돼 주민 60여명이 인근 원종초등학교 강당으로 긴급 대피했다. 김포시 고천면 전호리에서도 12가구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일선 시.군은 공무원과 양수기 등을 동원, 주민들과 함께 침수된 가옥의 물을 퍼내는 등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농경지 침수 농작물 피해면적은 지금까지 6개 시, 군 8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닐하우스 등 농업용 시설도 모두 108채 159㏊가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 농작물 침수피해 면적은 부천시 413㏊, 고양시 200㏊, 시흥시 70㏊ 등이다. 비닐하우스 피해는 과천시와 고양시에서 각각 98채와 10채가 발생했다. ▲교통통제 이번 비로 도내에서는 모두 13곳의 도로가 침수 등으로 교통이 통제됐다. 이 가운데 이날 오전 3시 침수로 차량 통행이 통제됐던 부천시 소명지하차도가 오전 5시 통행이 재개되는 등 12곳은 오전중 통행이 재개됐다. 그러나 의정부시 의정부1동 중랑천은 이날 낮 12시 현재까지 교통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또 의정부시 중랑천 둔치와 포천군 포천읍 신읍리 포천천 둔치 등에서 주차돼 있던 차량 17대가 유실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해대책본부 조치 도 재해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도내 전 공무원에게 비상근무령을 내리고 수해복구와 추가 피해 발생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했다. 이와 함께 저지대 침수지역 배수를 위해 도내 88개 배수펌프장 가운데 69개를 가동하도록 했으며 수해지역 행정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양수기 등을 총 동원하도록 했다. 양수기 등 복구장비가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예비비 등을 투입, 장비를 구입해 공급하기로 했다. 재해대책본부는 또 추가 비 피해를 막기 위해 재해취약시설과 지역 등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도록 일선 시.군과 유관기관에 당부했다. ▲강우량 이날 낮 12시 현재 도내에는 평균 153.3㎜의 비가 내렸다. 지역별로는 ▲포천군 318㎜ ▲구리시 304㎜ ▲의정부시 274㎜ ▲양주군 261㎜▲김포시 233㎜ ▲수원시 35㎜의 강우량을 보였다. 빗줄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도내 대부분 지역에서 가늘어졌으나 기상청은 지역에 따라 최고 100㎜ 가량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