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숙자 3명 가운데 1명은 가정폭력이 원인이 돼 노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김수현(金秀顯) 박사가 지난 4월 17∼24일 8일간 시내여성 노숙자 쉼터 5곳에 입소한 61명의 여성 노숙자를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홈리스여성 대책과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을 떠나 노숙생활을 하게 되는 원인으로 20명(32.8%)이 `가정폭력'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 다음은 `정신장애'가 13명(21.3%)이었고, ▲사건사고 8명(13.1%) ▲가정불화 8명(13.1%) ▲가족해체 6명(9.9%) ▲경제문제 3명(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의 경우 실직으로 인해 갈 곳이 없어 노숙자 쉼터를 찾은 사람이 약 74%로 가장 많았던 반면, 실직으로 쉼터를 찾게 되었다는 여성은 8% 정도로 나타나 여성들은 경제문제보다는 가정문제로 노숙생활을 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보고서는 자녀와 함께 여성들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전세금을 지원하는 경우는 현재 6가구에 불과하다며 이를 내년에는 25가구를 추가해 지원토록 하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내 여성 노숙자수는 거리노숙 여성, 노숙자 쉼터 입소자를 비롯해 기존 여성복지시설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노숙자까지 포함하면 모두 520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집계했다. 한편 여성 노숙자 29명에 대해 건강상태를 조사한 결과 26명(90%)이 정신장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