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사회에서 5급 이상 간부급 여성 공무원의 비율은 여전히 미미한 게 현실이다. 서울시의 경우 올해초 기준으로 전체 4만2천9백84명의 본청.사업소.자치구 공무원중 24%인 1만3백5명이 여성 공무원이다. 그러나 이들중 67%인 6천9백6명이 8∼10급 하위직이나 계약직 별정직 등에 몰려 있다. 계약직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며 별정직은 공무원 신분이기는 하지만 특정 업무만 담당하기 때문에 일반직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은 99명으로 전체 5급 이상 공무원 2천3백9명중 4.3%에 불과하다. 고위직 여성공무원의 비율이 미국의 경우 45%에 달하며 유엔의 권고치가 30%라는 것에 비춰볼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 그나마 서울시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의 절반 이상은 25개 구청의 보건소장이나 병원의 간호부장으로 행정분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의무직이나 간호직이다. 별정직 1급에 김애량 여성정책관이 있기는 하지만 일반 행정직만 놓고보면 3급 이상 공무원 72명중 여성공무원이 단 한명도 없다. 그만큼 관료조직 속에서 정식 코스를 밟아 정책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1급 여성 공무원이 나오기는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 불모지인 공무원 사회에서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가고 있는 여성 공무원들도 있다. 광진구 도시관리국의 김분란(4급) 국장은 서울시의 기술직 여성 공무원중 최고위직에 오른 인물이다. 지금까지 치마 입은 것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건설현장을 직접 누비며 공사감독을 해온 '열혈 여성공무원'이라는게 김 국장을 아는 사람들의 평이다. 본청 회계과의 신연희(4급) 과장은 조만간 3급 승진을 앞두고 있어 시청 여성 공무원의 선두주자로 통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