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들이 올 1학기 수시모집에 이어 2학기에도 대규모 수시모집 일정이 잡혀있는 등 연중 '상시' 입시체제로, 교수들의 연구와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초래하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지난 6월 1학기 수시모집 인원 275명을 발표하기까지 논술 채점과 면접에 80여명의 교수를 동원했다. 교수들은 논술 및 면접문제 관리위원회 회의를 비롯, 합격자 3배수를 미리뽑는 서류전형 심사에도 관여하고 채점에만 꼬박 이틀을 달라붙는 등 문제 출제에서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최소 8일간 일선 교수들이 동원됐다. 고려대는 이때문에 학사 일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논술면접을 토요일로 잡았으나 입시 주무를 맡은 교수의 수업 종강이 방학후 1주일후까지 늦춰지는 등 각 교수들의 연구와 수업에 지장을 초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2학기 수시모집이다. 고려대는 올해부터 특차모집 폐지에 따라 오는 9월중순쯤 1천630명의 신입생들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할 방침이다. 이는 작년 수시모집의 2배 이상 규모로 경쟁률을 6대1 정도로 볼때 서류평가에서부터 1만명 이상을 입시 관리해야한다는 것이다. 고려대 입학관리실 관계자는 "심층 면접인원만 5천명으로 보고 250개조로 나눈다고 했을때 1조당 교수 2명씩 총 500명의 교수가 학기중에 며칠 이상 동원돼야할것"이라며 "생각만해도 끔찍하다"고 강조했다. 이화여대의 경우, 1학기 수시에 100명을 선발하는데 교수 120명이 동원됐으나 2학기에는 950여명을 선발해야하는 관계로 교수들의 업무량을 줄여주기 위해 전문적으로 입학상담만 하는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1학기에 140명의 교수들을 동원, 490명의 학생들을 선발한 연세대는 2학기에 학생 약 1천200명을 선발해야하나 아직까지 교수들의 업무량을 줄여줄 뾰쪽한 수가 없어 고민중이다. 경희대도 1학기에 40여명의 교수를 동원한데 이어 2학기에는 150여명을 동원해야 하지만 교수들이 논문등 연구실적 평가 관계로 입시관리까지 떠맡는 것을 별로 내키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 고려대와 학생수가 비슷한 미국 버클리대의 경우 교수들은 연구와 수업만 전담하고 입시문제만 전담하는 인원 66명이 따로 있으나 고려대는 8명에 불과하며,학생수가 고려대의 3분의 1수준인 MIT는 입시 담당 인력이 33명이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