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61명의 전담체포조를 구성하고 검거에 나선 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 위원장이 29일 서울 명동성당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위원장은 지난 14일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민주노총 사무실 주위에 경찰 병력이 증강되자 인근 여의도 공원에서 노숙 농성중이던 건설운송노조원 10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빠져나갔다. 단 위원장은 이후 서울 모처에서 경찰의 검거망을 피하면서 시위현장이나 비상중앙위원회 같은 중요한 회의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은 가운데 투쟁을 '원격지휘'해오다가 이날 새벽 명동성당에 잠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단 위원장이 그동안 어디에 있었는지 나도 잘 모른다"면서 "그러나 단 위원장은 서울에 있었다"고 말했다. 명동성당을 관할하는 서울 중부경찰서는 그동안 성당 인근에 사복경찰관 10여명과 전.의경 병력 2개 중대를 투입, 경계근무를 강화해왔으나 이날 단 위원장의 성당잠입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단 위원장은 이날 성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탄압에 맞서 다음달 5일 총파업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노동계 탄압 중지를 촉구했다. 단 위원장이 성당에 들어간 것은 성당이 '성역(聖域)'이라 경찰의 진입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으로, 그는 당분간 성당에서 장기 농성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날 5개 중대 600여명을 성당 주변에 배치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