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29일 전체 신입생 3천900명(수시 1천170명. 정시 2천730명)을 선발하는 2002학년도 입시 최종안을 확정, 발표했다. 서울대는 입시안에서 수시모집의 경우 1단계 비교과영역과 2단계 심층면접의 변별력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혀 두 전형요소가 당락의 주요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비교과영역의 최고-최저간 점수차 자체는 최소화해 내신 최상위권자가 떨어지는 일은 없도록 했다. 정시모집 1단계에서 비교과영역을 자격기준으로만 설정, 사실상 수능점수에 의해 걸르기로 해 '전형요소 다양화에 따른 다양한 특기적성자 선발'이라는 당초 취지에서는 한걸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비교과영역과 심층면접의 평가방식에 대해서는 단대별 자율사항으로 맡긴 채 발표하지 않기로 해 평가상의 공정성과 변별력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게 됐으며 당락여부에 대한 지원자의 예측이 더욱 힘들어져 수험생과 일선 교사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내신등급을 기존의 30등급에서 60등급으로 세분화하되 기본점수 70%는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정시모집의 경우 내신점수 산출에 있어 '표준화'방식을 적용키로 해 그동안 내신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생들의 불이익이 상당부분 줄어들 전망이다. 다음은 입시안의 주요 내용. ◆ 학생부 성적(내신) = 수시모집의 경우 1단계 50%(100점 만점)와 정시모집에서 2단계 60%(120점 만점)를 차지하는 교과성적(내신) 등급은 평균석차백분율을 기준으로 지난해 30등급에서 60등급으로 세분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때 등급별로 0.25∼1.40점씩 감점해나간다. 단, 정시모집의 경우 산출된 내신점수를 그대로 반영하는 대신 평준화지역 10개학교 성적을 기준으로 새롭게 만들어낸 표준화 모델에 대입한 점수를 적용키로 했다. 내신 성적 상위권자가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 상위부분은 점수차를 좁히고 등급수를 늘려 내신 14등급자가 상위 10%로 96.60점(100점 만점의 경우)을 받는다. 또 일선고교에서의 성적 부풀리기를 막는다는 차원에서 동석차의 경우 석차+(동석차인원-1)/2의 수식을 적용, 평균석차를 부여키로 했다. 기본점수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만점 중 70%(수시모집 70점, 정시모집 84점)로 정해졌으며 수시의 경우 국어,영어,수학,사회,공통과학,과학 중 모집단위별로 정하는 4∼5개 과목을, 정시의 경우 전체교과목을 대상으로 하는 차이점이 있다. 또 수시에서는 학년별 내신 비중을 달리하는 정시(1학년 20%, 2학년 30%, 3학년50%)와는 달리 3학년 1학기까지의 전체 성적을 일괄적으로 합산한 내신점수를 사용키로 했으며 특정과목 이수단위가 상대적으로 높은 특목고 학생의 경우 해당과목에 대해 평준화 일반고교의 단위수를 적용, 내신점수를 산출하게 했다. 이처럼 기본점수는 예년처럼 70%로 그대로 주되 등급간 간격을 세분화하고 정시의 경우 표준화 방식을 사용키로 함에 따라 내신에 있어 불리했던 특목고 학생의 불이익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 수능 = 수시모집의 경우 수능은 자격기준으로만 활용되지만(사범대 체육계열 3등급, 나머지는 2등급) 정시모집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점수가 정시모집의 1차관문을 통과하는 주요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학교측이 수능과 비교과영역으로 최종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는 정시모집 1단계에서 비교과영역은 자격기준으로만 설정(전체 A∼C급 중 B급이상), 사실상 수능의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전체 과목 수능점수를 반영하되 특정과목에 영역별 가중치를 부여하던 지난해와 달리 모집단위별로 특정영역을 반영하는 대신 영역별 가중치는 두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점이 높더라도 특정 모집단위에서 반영하는 영역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불리하게 된다. 단대별로는 인문대(사범대 및 농생대 인문계열 포함)와 법대가 언어, 사회탐구, 외국어, 제2외국어 등 4개 영역점수를 반영하는 것을 비롯, ▲언어, 수리, 사탐, 외국어(사회.경영대) ▲수리, 과탐, 외국어(자연.공대 계열) 등 모집단위별로 3∼4개 영역이다. 또 인문계에 지원하는 학생은 제2외국어 시험 응시를 필수로 하되 사회대와 경영대의 경우 제2외국어 점수를 영역별 점수에 반영하지는 않기로 했다. 점수반영방식은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의 경우 원점수를 반영하되 선택과목의 난이도 차에 따른 일부 학생의 불이익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사탐과 과탐, 제2외국어의 경우는 각각 학교측이 자체적으로 산출한 표준점수와 표준점수의 백분위점수를 활용한 변환점수를 사용키로 했다. ◆ 비교과영역 = 수시 1단계에서 50%, 정시 2단계에서 25%로 반영되는 비교과영역은 학생부 비교과영역과 추천서, 자기소개서, 경시대회를 비롯한 각종 수상경력을토대로 대인관계, 봉사정신, 내적 성숙성, 논리력, 창의력, 수상경력을 비롯한 특수재능 등5개 분야로 나누어 평가한다. 선행상과 효행상, 모범상 등 학업이외의 수상경력은 대인관계와 봉사정신, 내적성숙성 평가에 반영되며 소년소녀가장도 비교과역영에서 가산점이 부여된다. 학교측은 그러나 학교차원에서 전체적인 가이드 라인은 제시하되 분야별 점수비중 및 평가기준 등 세부내용은 각 단대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학교측은 비교과영역의 변별력을 대폭 강화, 상당수 학생들의 당락을 좌우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나 최고-최저간의 점수차는 최소화하기로 해 사실상 학생간의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시대회 등 각종 수상경력보유자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대가 수시모집 자격기준으로 인정하는 경시대회는 23종류이나 비교과영역평가시 그 외 일부 경시대회에도 단대별로 일부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는 방침이어서 수험생들은 자격기준 이외의 경시대회 수상경력이 있으면 제출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서울대는 여러 경시대회에 입상하더라도 실제로 점수에 반영하는 것은 1개로 제한하며 또 자격기준에 명시되지 않고 단대별로 반영하는 경시대회는 역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 심층면접 = 수시모집 2단계의 100%와 정시모집 2단계에서 15%를 차지하는 심층면접의 경우 ▲기본소양(논리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능력, 표현.의사소통능력 등)과▲수학능력 등 2가지 요소를 평가하며 모집단위에 따라 이 두 요소를 통합하거나 구별할 수 있다. 학교측은 해당지원자를 심도있게 평가하기 위해 지원자 1인당 20분 이상 배당하되 지필고사라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서면으로 답변을 적어서 제출하는 방식을 배제키로 했다. 면접유형은 여러명의 교수가 지원자 1명을 면접하는 다대일 개인면접 또는 한 지원자가 다른 영역을 질문하는 교수들을 돌아가며 답변하는 패널면접 방식이 활용된다. 또 대부분의 모집단위에서 지원자의 깊이있는 사고력과 논리력 측정을 위해 필요할 경우 면접직전 문항을 제시, 10분정도의 답변준비시간이 부여된다. 문제수준은 학생간의 변별력 강화차원에서 일단 일정수준 이상의 어려운 질문위주로 진행하되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응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게 학교측의 설명. ◆ 검정고시 출신 전형 차별화 = 서울대는 내신상의 불이익을 만회하기 위해 일부 특목고 및 비평준화 고등학생들이 자퇴와 함께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기형적 현상을 막고 고교정상화를 기한다는 차원에서 검정고시 출신의 경우 일부 전형기준을 차별화하기로 했다. 우선 내신의 경우 단순히 수능점수에 따라 환산한 기존방법과 달리 동등한 수준의 수능 성취도를 보인 학생부 적용대상자의 학생부 교과성적을 기준으로 산출키로 해 특목고 자퇴생이 특목고 졸업(예정)생에 비해 가졌던 내신상의 이익이 상당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또 비교과영역에 반영되는 추천서도 고교재학 경험이 1년 미만이거나 전혀 없는 지원자는 자격에 대한 평가를 보다 엄격히 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고교과정을 마친 경우(1부)와 달리 추천서를 2부 제출하도록 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