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대학이 순조롭게 첫 학기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법적·제도적 문제점이나 운영상의 어려움도 드러났습니다. 원격대학교육이 보다 내실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제도를 연구하고 개선점을 찾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지난 20일 국내 9개 사이버대학의 협의체로 출범한 한국원격대학교육협의회의 초대회장으로 선출된 권문택 경희사이버대학장.그는 "학생들이 병역연기나 학비대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교육콘텐츠 공동 개발 등으로 막대한 제작비를 절감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협의회를 통해 학사운영 협의,교수 및 학생 교류,교육 및 연구시설의 공동 활용 등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이버대학 관련제도나 운영상 문제점들은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식의 문제입니다" 사이버대학의 강의내용이나 교수진이 우수하고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데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 올해 말께 6대 도시를 돌며 입시설명회 로드쇼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학장님들이나 학사행정에 정통하신 분들이 많은데 회장직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고 취임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그가 회장을 맡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권 회장은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예비역 준장이다. 군에 있을 땐 육군 정보화책임자,국방부 정보체계국장 등을 맡은 정보통신 전문가였다. 그가 처음 컴퓨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 소령 계급장을 달고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수행,미국 네바다주의 전략방공사령부를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첨단 전략통제시스템을 인상깊게 본 권 회장은 과학화정책요원으로 지원,미국 아이오와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지난 81년 귀국했다.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위스콘신대에서 경영정보학(MIS)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와 국방정보화 계획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같은 활약으로 정보문화대상과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권 회장은 전역후 경희대로 자리를 옮겨 인터넷을 통한 대학교육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러나 반응이 신통치 않았다. 정부가 사이버대학을 만든다고 발표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희대가 사이버대학 설립에 발빠르게 대처한 데는 그의 역할이 컸다. 권 회장은 "미국 피닉스대학의 경우 사이버대학생이 8만1천여명이나 된다"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이버대학을 잘 활용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