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박물관내 민속박물관의 한국관 확장이 추진중인 가운데 박물관측이 우리 정부에 국보급 진품을 기증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지난 70년대 설치된 바티칸박물관내 한국관을 다른 나라의 전시관 수준으로 확장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이곳에 기증할 민속유물을 선정했다. 선정된 대상은 '한국의 신앙'이라는 전시관 주제에 걸맞게 대개 무속과 관련된 전통유물이며 일부 종교 관련 국보급 유물의 복제품을 포함해 86건(111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프란체스코 부라넬린 바티칸 박물관 총관장 등은 최근 한국을 찾아 정진석 대주교와 정부 당국자 등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한국관에 전시될 유물중 일부는 진품으로 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박물관측 일행이 국내 사찰을 비롯한 유적지 등에서 범종과 불상등을 구경한 뒤 당초 복제품 등을 기증받겠다는 약속을 접고 이같은 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때문에 양측간 전시관 개관을 둘러싼 협의가 다소 차질을 빚고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문화부 관계자는 바티칸의 진품 기증요구가 있었음을 시인하면서 "한국관에 전시하기로 결정한 111점의 유물은 박물관측과 수 차례 협의끝에 결정된 것"이라며 "국보급 유물의 기증은 문화재관리법에 위반되는 만큼 고려할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한국관은 올 연말께 확장 개관을 목표로 작업이 진행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