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간암 자궁암 등 한국인들이 많이 걸리는 6대 암에 집중 투자해 세계적인 암센터로 육성하겠습니다. 암치료와 진단에는 경험이 중요한 만큼 이들 암에 관한한 우리가 외국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봅니다" 지난 20일 개원식을 갖고 본격 진료에 나선 국립암센터의 박재갑(53) 초대원장은 암센터의 진로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암센터 개원은 국민의 암 발생 및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전기가 될 것"이라며 "이제 암치료를 위해 외국에 나가는 대신 주변 국가에서 한국 국립암센터로 치료받으러 오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이런 자신감이 자만은 아니다. 암센터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구 정발산공원내 1만3천여평 부지에 5백병상의 병원과 양전자 단층촬영기(PET) 등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특히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진료했던 미국 텍사스 소재 MD앤더슨의 세계적인 폐암 권위자 이진수 박사가 오는 9월부터 폐암센터장을 맡을 예정이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치료방사선 전문가인 조관호 박사도 영입돼 근무중이다. 그래서 '암치료 드림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센터 연구소에는 암역학 핵의학 기초과학 등 5개분야 1백42명의 전문 연구인력이 배치돼 암 진단과 치료,예방 등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의사 및 진료과 중심의 기존 병원과는 달리 위암 간암 폐암 특수암 등을 대상으로 특화된 환자 중심의 10개 진료센터를 운영하면서 국내 암환자에 가장 적합한 표준치료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암센터는 작년 10월 부분 가동을 시작한 후 이미 입원환자 9천1백78명,외래환자 4천6백38명을 받았다. "진단과 치료면에서 임상의학 수준은 세계적이나 기초연구와 임상적용에 관한 이행성 연구가 뒤떨어져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 기초연구와 임상실험을 동시에 수행,암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의 주요 원인중 하나가 발암물질인데 암 발생의 20%,암 사망의 30% 정도가 흡연에서 기인한다"며 "금연은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암예방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이 지난 1월 말 보건복지부의 청와대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에게 강력한 금연정책 추진을 건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