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7시30분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아카데미홀.

30여명의 선남선녀들이 라틴 리듬에 맞춰 열정적인 율동을 연출하며 살사 댄스를 배우고 있다.

기본스텝을 배우는 초보자를 비롯해 온몸을 박자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중급자까지, 이들이 내뿜는 열기로 30여평 남짓한 공간은 후끈후끈하다.

아카데미홀을 열기로 가득 채운 주인공들은 현대자동차 사내 댄스동아리인 ''캔스웰(Cancewell)'' 회원들.

캔스웰은 ''I can dance well''을 합성해 붙인 이름이다.

"살사 댄스요. 기성 세대들이 생각하는 지르박이나 카바레 춤하고는 다릅니다. 살사 만큼 재미있고 활력 넘치는 것도 드물어요"

장혜림(인사팀)씨는 "하루 2시간 정도 강도 높게 춤을 추고 나면 스트레스가 완전히 풀리고 몸무게도 뺄 수 있어 일석이조"라며 살사 댄스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았다.

댄스에 대해 평소 관심이 많았지만 다른 클럽은 20대 초반이 주축을 이루고 있어 얼굴 내밀기가 어려웠다는 이재준 차장(수출상품팀)도 "캔스웰은 회원들 연령대가 비슷해 편안한 분위기에서 춤을 배울 수 있어 좋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사내 동아리 천국이라 불릴 정도로 동아리 수가 많은 현대자동차 안에서도 캔스웰은 단연 화제의 대상이다.

1백76개 사내 동아리 가운데 높은 유명세를 타면서 아주 특별한 존재로 자리를 굳히고 있는 것.

회사측은 캔스웰이 딱딱한 조직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고 판단, 매달 상당액의 지원금을 주며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캔스웰은 다른 동아리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캔스웰이 출발한 것은 지난 2월16일.최근 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당시만 해도 춤 동아리에 대한 사내 인식은 좋지 않았다.

더욱이 조직문화가 가장 보수적이라고 꼽히는 자동차 회사에서 춤을 배운다는 것을 곱게 볼리 없었다.

그러나 회원들의 열정은 회사 내의 부정적 인식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다른 사내 동아리와는 달리 매주 한번씩 모임을 가졌고 참여율도 60% 이상으로 매우 높았다.

''건전한 춤 문화를 배우고 확산시킨다''는 동아리의 취지가 알려지면서 회원으로 가입하지 못한 직원들의 가입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기아자동차 직원들의 가입 요청도 끊이지 않는다.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차은경(인사팀)씨는 "30여명의 맹렬 회원들이 매주 참여해 살사 댄스를 배우고 있다"며 "그동안 억눌러져 있던 춤에 대한 욕구가 폭발한 듯한 인상을 받을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이면 만사를 제쳐두고 어김없이 교육문화회관에 모여 2시간 정도 강습을 받고 있다.

동아리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이달 말께는 힙합반도 개설, 라틴 댄스와 병행해 운영할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회원들의 단합을 다지기 위한 첫번째 MT를 갖고 시원한 야외에서 그동안 배운 기량도 마음껏 자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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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이 좋아 모인 친구들 ]

캔스웰의 결성을 주도한 신용창(29.수출상품팀 사원)씨는 "자칫 무미건조해지기 쉬운 조직생활에 "춤바람"을 일으켜 활기차면서도 신명나는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었다"고 춤 동아리를 만든 동기를 설명했다.

그는 캔스웰이 단순히 동호회 차원을 넘어 전문적이면서도 한층 성숙된 모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살사 뿐 아니라 재즈댄스 등 댄스스포츠 관련 종목에서부터 힙합 웨이브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춤과 관련된 모든 것을 캔스웰에서 소화해 나갈 생각이다.

올 연말께는 아마추어 댄서로서의 첫 시험무대 발표회를 갖고 전문 무용수 및 대학생 춤 동아리들과도 교류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그는 "캔스웰은 단지 춤이 좋아서 만난 사람들의 모임"이라며 "아직까지는 춤이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캔스웰이 건전한 춤 문화를 널리 확산시키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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