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국장의 문화재 보수비 횡령으로 말썽을 빚은 범어사 문중의 원로스님 30여명이 22일 오후 수습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전격 회동을 가져 주목된다. 범어사(주지 성오 스님)에 따르면 이날 범어사 최고의 선승인 동산 스님(65년입적)의 1대 직계제자들인 능가.지우 등 30여명의 원로스님들이 경내 보제루에서 문화재 보수비 횡령사건 등 현안을 놓고 논의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에 몰두하는 문중 원로스님들의 회동은 1965년 동산 큰스님의 입적 후 36년만에 처음으로, 실추된 이미지 회복 등 범어사 혁신과 관련한 모종의 대책을 내놓을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범어사와 관련된 여러 추문을 현 집행부가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에 이번 회동이 마련된 것 같다"면서 "범어사 혁신을 위한강경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범어사 문중 원로스님들의 회동은 잡음을 낳고 있는 해인사의 세계최대 청동대불 건립 논란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불교계 안팎의 관측이다. 이에 앞서 신도들로 구성된 범어사 바로세우기 재가연대는 범어사 집행부 일부간부들의 징계를 요구하는 통지서를 범어사측에 보내는 등 횡령사태를 둘러싼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했다. 범어사 재무국장이던 최모씨는 지난 96년 12월부터 최근까지 범어사 원응정사등 7개 문화재 신축.보수공사를 하면서 7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23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