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간 민주화 운동에 힘써 온 오경환 '전태일 사상연구소' 소장(65)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가족을 통해 자신의 장기를 기증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오씨는 지난 15일 강원도 횡성군 안흥면 자택에서 목을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유서를 통해 "먼저 떠나 가족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민주화 운동에 줄곧 몸담았던 오씨는 노동권 보장을 외치며 분신한 고(故) 전태일씨를 기리기 위해 지난 86년 서울 연희동에 '전태일 사상연구소'를 열고 전씨 연구에 남다른 애정을 쏟아왔다. 그는 또 지난해 11월에는 4년여의 자료수집과 연구끝에 고 문익환 목사와 조영래 변호사 등 70,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위해 투쟁한 대표적 인물 100인의 고뇌와시대정신을 그린 '100인의 민족정신'이란 책을 펴냈다. 유족들은 평소 "죽으면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온 오씨의 뜻에 따라17일 오씨의 시신을 원주 상지대 부속 한방병원에 기증했다. 장기표씨 등 오씨를 잘 아는 지인들은 "평소 오씨가 '자기가 할 일을 다하면 스스로 세상을 떠나겠다'는 말을 해왔다"며 "스스로 할 일을 다했다고 결심해 삶을 매듭지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