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내홍끝에 김재정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는등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김 회장은 14일 "의협의 단결과 더욱 강력한 투쟁기구 가동을 위해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취임해 의료계의 집단 휴폐업 투쟁을 이끈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03년 4월까지로 1년 10개월이나 남은 상태다. 김 회장은 지난 4월과 5월의 대의원총회에서 회장 직선제 정관 개정안이 잇따라 부결된 이후 주로 소장파 의사들로부터 사임 압력에 시달렸으며, 정부와의 보험재정안정대책 협의 과정에서도 강경파 회원들로부터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같은 내부 불만은 급기야 지난 3일 정부 과천청사 앞 전국 의사집회에서 일부 강경파 회원들이 집행부를 성토하며 단상을 점거하는 사태로 비화됐다. 김 회장의 사의 표명으로 그동안 김 회장의 거취를 둘러싼 내부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의 진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의 재정안정 종합대책에 대해 전면거부와 함께 법정투쟁을 공언한 상황에서 사분오열된 의료계를 단합시킬만한 새 구심점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김 회장 사임 이후 의협은 신임 회장을 뽑을 때까지 한광수 수석부회장 대행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의협 관계자는 "건강보험 종합대책을 둘러싼 의.정 갈등에 이어 병원노조 파업과 의료계 내분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의료계가 "잔인한 6월"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