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행정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79년 이른바 `한영길' 사건으로 북한 공작원으로 몰려 고향 땅을 밟지 못했던 이유진(李侑鎭.62)씨가 26년만에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조국을 향한 한맺힌 울부짖음을 자서전 「나는 봄꽃과 다투지 않는 국화를 사랑한다」를 최근 펴내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된 이씨는 귀국 직후 "죽기전에 조국에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귀국을 위해 항공기에 타고 있을때만 해도 `혹시 꿈이 아닐까' 의심했다는 이씨는 "가장 먼저 퇴계원에 있는 아버지 산소를 찾고, 수유리에 계시는 80순 노모께 인사를 올리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한달간 조국 땅에 머물며 출판기념회도 갖고, 강연회도 열 계획이며, 앞으로는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을 할 계획이다. 63년 소르본대학으로 유학, 프랑스에서 지내온 이씨는 79년 당시 중앙정보부로부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파리무역관 부관장이며 대학 후배인 한영길씨를 파리 주재 북한 통상대표부로 납치하려 했다는등의 매도를 당한뒤 망명객 신세가 됐다. 마침내 작년 10월 정부로부터 `조건없는' 귀국 허가를 받은 이씨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사회단체와 후원인들이 모여 결성한 `이유진선생 귀국추진을 위한 모임'(공동대표 진관스님,김경식목사 등)의 초청으로 조국방문 소원을 이루게 됐다. 이씨는 "해외에는 아직도 조국과 부모형제, 친구들을 못내 그리워하며 하염없는 기다림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민주인사들이 있다"며 "현 정부가 지금이라도 포용력을 발휘, 이 문제를 해결한다면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기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