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처음으로 한국형 인공심장이 말기 심부전증환자에게 이식됐다. 12일 고려대 안암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흉부외과 선 경 교수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말기 심부전증 환자 홍모(48.남)씨를 상대로 한국형 인공심장의 이식수술을실시했다. 이날 수술은 오후 4시까지 계속됐으며, 수술 후 경과는 30여분 후에나 확인이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이식수술은 미국의 아비오메드사에 의해 개발돼 이달말께 이식수술을 앞두고 있는 인공심장 아비오코(AbioCor)에 앞서 시도된 것으로 공식적으로 세계 첫 인공심장 이식이 될 전망이다. 홍씨에게 이식된 한국형 인공심장(이식형 양심보조장치.AnyVAD)은 지난 5월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 민병구 교수팀에 의해 개발된 것으로 지금까지 50여마리의 송아지 등 동물실험을 통해 90%의 수술성공률을 보였다. 직경 10㎝, 무게 600g의 이 복부이식형 인공심장은 심장으로 연결된 4개의 도관을 통해 혈액을 펌프질하는 새로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개발된 체내이식형 인공심장은 모두 심장을 직접 대체하는방식으로 심장을 떼어낸 뒤 그 자리에 인공심장을 붙이는 가슴내장형 인공심장이었다. 가슴내장형 인공심장은 사람에 이식할 경우 성공률이 떨어질 뿐 아니라 기계가고장나는 등 수술에 실패하면 곧바로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복부내장형 인공심장은 복부에 이식, 심장을 떼어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술 후 인공심장기계가 망가져도 자신의 심장으로 4∼5주가량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시술진의 설명이다. 한편 심장이식수술을 받고 있는 홍씨가 지난 92년 심부전증 진단을 받은 뒤 연간 2-3차례에 걸쳐 입원치료를 받아왔다고 시술진은 전했다. 그는 지난달초부터 증세가 급격히 악화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심장이식수술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 scoop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