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으로 농업용수가 동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공업용수 부족 사태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부 농공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은 공업용수가 모자라 조업단축에 들어가는 등 사실상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들마다 지하수를 앞다퉈 개발하는 등 가뭄 극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15일 이상 가뭄이 계속될 경우 △공업용수 처리비용 증가 △조업률 감축 등의 피해는 물론 최악의 경우 생산중단 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환경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전국 다목적댐의 저수율은 33.4%로 평년 같은 시기(40.4%)보다 7%포인트 낮은 상태다. 수돗물이 24시간 공급되지 않거나 급수차 등을 애용하는 주민은 19만6천3백81명에 이른다. ◇실태=17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경북 의성군 봉양농공단지는 하루 4백t의 공업용수를 공급해 오던 쌍계천의 물이 마르면서 지난 4일부터 상수도와 공업용수 공급이 일부 중단됐다. 다행히 6일 오후 공급이 재개됐지만 언제 다시 끊길지 몰라 초조해 하고 있다. 일부 입주업체들은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절수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하암반 관정을 개발,공업용수로 사용중인 경북 영주지역 업체들은 가뭄이 계속될 경우 지하수 고갈로 인한 조업중단 사태가 야기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29개 피혁·염색업체가 모여 있는 경기도 동두천 지방산업단지는 하루 필요량 1만3천t의 공업용수 중 수돗물로 8천t만 공급받고 나머지 5천t은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고 있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수돗물 제한 급수와 지하수 감소로 자칫 조업률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 개별 기업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는 경기도 파주 지역의 일부 업체들은 식수를 사다 먹고 있다. 하루 27만t을 공급받는 울산석유화학공단의 경우 장기화된 가뭄으로 수질이 악화되면서 공업용수를 공장에서 사용하기 적당하게 정화하는 비용이 두배 가량 늘어났다. ◇대책=경기도 동두천이나 연천 포천 양주지역의 화학 및 피혁업체 중에 지하수 개발을 추진하는 곳이 수두룩하다. 이미 지하수를 쓰고 있는 업체 중에서도 상수도 공급 중단사태에 대비,추가로 관정을 뚫는 업체들마저 있을 정도다. 현재 하루 1만t 정도의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는 울산 삼성SDI는 앞으로 예상되는 가뭄의 장기화에 대비,수년전에 연결해 놓은 인근 대암댐의 수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경남도는 물부족 사태를 우려하는 지역 기업들을 위해 가뭄대책반을 구성,인근의 안동 임하 남강 합천 등 4개 댐에 물 방류를 요청할 방침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국가산업단지나 지방산업단지의 경우 아직까지 별다른 가뭄피해가 없다"며 "그러나 용수 공급이 중단될 경우 산업단지별로 구축돼 있는 비상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산자부는 △지자체 및 군 부대가 보유중인 급수차와 소방차를 동원하며 △이미 사용한 공장용수를 재사용하고 △용수 다소비업체가 보유한 저수조를 활용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국가산업단지 및 지방산업단지 입주업체 시설을 보수하거나 순번제로 하기휴가를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국 종합 so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