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밀입국한 뒤 `탈북자'라고 주장해온 한모(33)씨와 김모(31)씨가 8일 `중국 조선족'임을 시인한 후 잠적했다. 한.김씨는 이날 로스앤젤레스의 한 호텔에서 탈북여성들의 모임인 `진달래회' 장인숙(60) 회장과 면담후 심정변화를 일으켜 "미국에서 살고 싶어 조선족이란 사실을 숨겼다"고 고백했다. 탈북난민 실상 강연차 LA에 온 장 회장은 한.김씨에게 "북한인이면 누구나 아는 김일성장군노래와 북한 애국가를 불러보게 하고 나진.선봉과 회령에 한개씩만 있는 대학 이름 등을 대게 해보았으나 (이들이) 노래도 못부르고 대답도 못해 북한출신이 아님을 바로 느꼈다"고 말했다. 함북 출신으로 지난 97년 탈북, 한국에 정착한 장 회장은 조선인민군 공병국에서 7년간 복무했다는 한씨의 경우 "북한은 탈영 등을 우려해 출생지(회령)에서 군복무시키지 않는 데 기차 한번 타보지 않고 공병부대 보초만 섰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않았다"며 "이들이 북한출신이 아닌 게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씨는 미주 중앙일보에 "북한 실상에 대한 증언은 모두 중국에서 들은 얘기"라고 말했으며 김씨는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으로 북한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고 자백했다. 이들은 멕시코에서 만난 밀입국 알선업자로부터 이민국에 잡히면 북한인이라고 주장하도록 교육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료변론을 맡아온 김유진 변호사는 "두 사람이 조선족임을 시인했기 때문에 탈북자로서 정치망명을 신청하기 어려워졌다"며 "오는 8월로 예정된 추방심사에 출두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떨어지고 붙잡힐 경우 중국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크다"고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들의 거짓말로 인해 진짜 탈북자가 미국에 망명을 신청할 경우 이민국으로부터 의심을 사는 등 피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김씨는 지난 3월28일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다 체포됐으며 지난 5월8일 한인사회 도움으로 보석금 1천500달러씩을 내고 가석방돼 LA의 청운교회에 체류해오다 8일 저녁 다른 조선족들과 전화접촉 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