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고려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숭실대 등이 1학기 수시모집 심층면접을 일제히 실시함에 따라 수시모집 신입생 선발방식이 그 윤곽을 드러냈다. 이날 실시된 심층면접 방식을 살펴보면 교과서적인 논술고사 형태에서부터 개별면접, 3-4인 집단토론식 면접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전형방법이 동원됐다.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수시모집 심층면접은 학생부와 학업성적 평가만으로는 우수학생들을 가리기 힘든 만큼 대부분의 대학이 시사성 높은 질문이나 답하기 까다로운 가치관의 판단에 관한 문제를 냈다. 질문의 내용도 기존 유명 저술에서 예문을 뽑는 전형적인 방법에서부터 연예인감량사건, 일본의 교과서 왜곡, 인간복제를 둘러싼 생명공학문제, 소액예금 이자지급제한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1차 서류전형에 합격한 825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고려대의 경우 제시문에 따라 자신의 논거를 펼치는 논술고사와 수험생 1명에 면접위원 2명이 나와 1인당 15-20분씩 면접을 치르는 구술고사를 실시했다. '기술문명과 인간의 삶'이란 주제 아래 단편소설과 외국 저서의 글에서 뽑은 영문 예시문을 섞어 다섯가지의 예시문을 제시하고 현대인이 바라보는 기술문명에 대한의미와 문제점에 대한 원인과 진단, 해법 등을 수험생들이 피력하도록 했다. 이 대학은 교과서적인 형태의 논술문제가 폭넓은 독서에 기반한 사고력을 평가한 것처럼, 구술고사도 마찬가지로 대부분 해당계열의 기본이 되는 딱딱한 질문들을 위주로 치러졌다. 반면 이화여대는 내용을 알수 없는 3개의 지문 중 수험생이 직접 문제를 선택하는 독특한 심층면접 방식을 실시했다. 수험생들은 자기가 선택한 지문을 10분간 정독한 다음 5분간의 대기시간을 거쳐면접관 3명앞에서 15분간 각 예시문에 대한 단답형-논리력- 비판적 통찰력 등 3단계에 걸쳐 질문을 받고 자신의 학업능력을 심층적으로 평가받았다. 예문으로는 영어는 '세계화와 동질화를 둘러싼 논란'에 관한 지문이, 인문계 예시문의 경우 '과학과 대비한 문학 비판론'이, 자연계는 '생물학적 바이러스와 컴퓨터 바이러스의 비교'에 관한 예시문이 문제로 제시됐다. 600명을 선발하는 성균관대는 인문계의 경우 '인간복제와 유전자 조작'에 대한지문과 6개 문장으로 이뤄진 영문을 읽고 자신의 견해를 밝히도록 했으며, 자연계의경우 제시된 수리문제에 답과 풀이과정을 논리적으로 입증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 대학은 지필고사와 함께 집단토론식 평가를 함께 도입해 수험생들의 사회현상에 대한 의견과 인성, 가치관, 협동심, 리더십 등을 평가했다. 숭실대는 '인터넷에서의 속어,은어 사용 문제' '영어 공용어 문제' '한국 청소년의 일본문화 선호현상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의 연관성' '소액예금 이자지급 제한문제'등 각 전공 계열별로 특성에 맞는 매우 다양한 논제를 제시했다.. 지난 8일 심층면접을 치른 한양대도 연예인 감량사건 파문이나 대학기여입학제,유학이민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았던 문제들로 구술면접과 영어지문을 사용한 토론식면접을 치렀으며 아주대는 교수의 영상강의 비디오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와 토론을주요 채점기준으로 삼았다. 성균관대 입학처 박재완처장은 "수시모집은 전례가 없어 각 대학들이 나름대로학생 선발기준을 설정해 매우 다양한 전형방법이 나오고 있다"며 "수험생들은 각 전형별로 이미 심층면접을 실시한 대학들의 경우를 참고삼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좋을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심층면접을 치르는 전국 60여개 나머지 대학들도 오는 9-15일 사이에 1학기 수시모집 심층면접을 마무리하고 이달말께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김성진.송수경 기자 ynayu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