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북부지역의 극심한 가뭄으로 남쪽지방에서 밀원(蜜源)을 찾아 북상하며 꿀을 수확하고 있는 양봉농가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4일 양봉농가들에 따르면 철원 등 중북부지역에 3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뭄으로 밀원인 아카시아꽃의 상태가 좋지 않아 꿀수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쪽에서부터 아카시아 꽃밭을 찾아 꿀을 따오고 있는 양봉농가들 가운데는 마지막 기대를 걸고 찾아오는 전방지역에서 오히려 손해를 보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양봉농가들이 올해 꿀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간간이 비가 내렸던 중부 이남지역과는 달리 중북부지방에서는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아카시아꽃이 정상적으로 피지 못했으며 핀 꽃도 가뭄으로 말라서 떨어져버렸기 때문이다. 또 아카시아 꽃밭이 만발해 있는 최전방지역과 비무장지대의 경우 지난 해부터군작전상 출입이 허용되지 않고 있는 점도 양봉농가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벌통 40통을 가지고 지난 달 24일 철원에 온 양봉농가 이경진(65.전남 광양시광양읍 우산리)씨는 "예년에 비해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져 전반적으로 아카시아꽃 작황이 좋지 않았지만 광양과 충북지역에서는 각각 10말과 12말의 꿀을 수확할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중북부지역의 경우 가뭄까지 겹쳐 한 말도 수확하지 못했으며 50만원의 손해를 보고 귀향하게 됐다"고 말했다. (철원=연합뉴스) 이해용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