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운동'이 1일로 2천번째 상봉을 기록했다. 2천번째 재회의 주인공은 손복순(69.여.서울 관악구 신림동)씨와 수월(73.여.경기 부천시 오정구 원종동)씨 사촌자매. 이들은 둘이서 6.25때 전쟁을 피해 고향인 함남 영흥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피난길에 헤어졌다. 이후 언니인 수월씨는 다행히 뒤늦게 피난길에 오른 가족들을 만났지만 복순씨는 홀홀단신으로 50년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들의 극적인 재회는 복순씨의 아들 조영준(36)씨가 '죽기전에 사촌언니를 꼭한번 보고 싶다'는 어머니의 소원에 따라 지난 4월9일 남부경찰서에 '헤어진 가족찾아주기' 신청서를 접수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경찰은 전산망 조회결과 나온 동명이인들을 상대로 추적한 끝에 50일만인 지난달 28일 복순씨가 애타게 그리는 사촌언니 수월씨를 찾아냈다. 이들은 1일 오전 10시30분 이 경찰서 서장실에서 50년만의 만남을 갖고, 반세기이별의 한을 풀어냈다. 경찰전산망을 이용, 전쟁과 생활고 등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찾아줌으로써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자는 차원에서 경찰청이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운동을 벌인것은 지난해 8월21일부터. 지난 9개월동안 모두 9천619건의 접수를 받아 전국 230개 경찰서와 2천914개 파출소 조직을 이용해 수소문을 벌인 끝에 이번으로 2천번째를 돌파하게 됐다. 부모,자녀 상봉이 638건으로 가장 많고 ▲형제,자매 608건 ▲숙부,조카 394건▲4촌 형제 256건 ▲부부 38건 등으로 그동안 가정형편으로 헤어진 5자매의 상봉을비롯, 입양으로 헤어진 사촌간의 만남, 가난 때문에 헤어진 생모 상봉 등 많은 극적인 혈육간 상봉이 이뤄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쟁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연으로 헤어진 가족들을 찾아줘 시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가까운 이웃' 경찰로 다가가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검색방법을 개발, 더 많은 가족들에게 상봉의 기쁨을 안겨줄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