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은 금연의 날이다.

흡연할 권리와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가 상충되면서 갈등을 빚고 있지만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를 더 이상 입지 않겠다는 권리의식이 더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회사를 금연빌딩으로 지정하거나 회사 안에 별도의 흡연실을 마련하는 곳이 늘고 있다.

금연의 날을 맞아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에 대해 알아본다.

<> 간접흡연의 정의 =흡연자가 내뿜은 담배연기를 담배 피우지 않는 사람이 들어마심으로써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간접흡연이라 한다.

최근에는 간접흡연이 해롭다면 법적으로 혹은 제도적으로 흡연자로부터 보호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해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호주 뉴사우스 웨일스 대법원에서 세계 최초로 간접흡연에 의한 피해도 보상해 줘야 한다는 판결도 나왔다.

간접흡연은 흡연자의 폐 속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연기(주류연)와 타고 있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생담배연기(부류연)에 의해 일어난다.

생담배연기는 담배 속의 모든 독성물질 및 발암물질을 거르지 않은 상태라 독성이 강하다.

흡연자가 있는 실내에서 담배연기의 독성을 측정해 보면 85%가 생담배연기에 의한 것으로 폐에 들어갔다 나온 연기보다 독성이 3~50배 강하다.

<> 간접흡연의 피해 =흡연하는 배우자를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발생률은 30%, 심장병 발생률은 40%가 더 높다.

또 부모가 흡연하는 가정의 영아는 그렇지 않은 영아에 비해 상기도염의 감염률이 5.7배나 높다.

또 흡연가정 어린이의 폐암 발생률은 비흡연 가정의 2배(부모 양쪽 다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2.6배)나 높다고 하였다.

또 천식 중이염에 걸릴 위험성은 6배나 높다.

어린이는 어린 나이에 담배에 노출될수록 호흡기능이 떨어지는데 영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흡연자 가정의 자녀가 생후 1년간 폐염이나 기관지염에 걸리는 위험을 1로 보면 부모중 한쪽만 흡연한 가정은 1.46, 양친이 다 흡연한 가정은 2.26으로 나타났다.

또 하버드 의대의 5년간에 걸친 임상연구 결과 담배를 피우는 어머니의 어린아이는 흡연하지 않는 어머니의 아이들보다 폐 발육이 느리는 등 폐기능에 큰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이는 어머니와 생활하는 시간이 아버지보다 훨씬 길어 어머니의 흡연이 아이에게 더 치명적이다.

또 영국 메디칼 저널지에 실린 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젖을 뗀 2백50명의 어린이 가운데 양친 모두 비흡연자인 경우 복통을 일으킨 아이가 32%였는데 비해 양친이 모두 흡연할 경우 복통을 일으킨 아이는 91%로 나타났다.

심한 복통의 비율도 양친이 비흡연자의 경우는 7%인 반면 흡연자인 경우에는 61%로 나타났다.

가장 위험한 것은 폐암이다.

지난 99년 국내 암 통계를 분석한 결과 폐암은 전체 암의 12.1%를 차지, 위암 다음으로 많았다.

2002년께에는 페암이 암 사망원인의 1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 성인남자의 흡연율이 약 70%로 세계 1위인 것과 무관치 않다.

더욱이 한국 성인 여자의 흡연율은 약 5% 미만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데 여성의 폐암사망률이 남성과 같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은 간접흡연의 영향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추측을 가능케한다.

국내의 한 통계조사는 남편이 흡연할 경우 부인이 폐암에 걸릴 확률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1.9배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적 통계를 빌리더라도 남편이 금연할 경우 여성이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을 30%가량 줄일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 도움말 = 지선하 연세대 의대 보건대학원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