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대학의 최대 장점은 유연성에 있습니다. 교육시간과 내용을 수요자인 학생들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이런 점때문에 사이버대학에 대한 수요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출범한 서울디지털대학의 조규향 총장은 "사이버대학의 1차적인 수요층은 직장인이 될 것"이라며 "학습시간에 제약을 받는 방송통신교육과 달리 사이버 교육은 인터넷상에 저장돼 있는 콘텐츠를 활용하므로 직장인의 바쁜 일상에 가장 적합한 교육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교과과목도 다양하게 마련돼 있고 앞으로도 새로운 과목이 계속 개발될 것이란 게 조 총장의 얘기다.

그는 "기존 대학에서 하기 힘들거나 비효율적인 강좌도 사이버상에서는 수요자에 맞게 가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버라는 학습공간의 특성으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문제점도 여러가지 보완책을 통해 해결해 나갈 방침이다.

스터디그룹 동호회 동아리활동 자유토론방 등을 신설한 것도 이를 감안한 조치.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저하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다.

학생들이 모든 수업을 인터넷에 의존하는 만큼 원활한 시스템 운용도 조 총장이 신경을 쓰고 있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접속량이 증가하는 주말에는 교수 및 기술인력이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도록 했다.

서울디지털대는 올들어 처음 신입생을 맞은 7개 4년제 사이버대학 중 하나.

교과 과정은 4개 학부 11개 전공으로 짜여져 있으며 현재 26개 강좌를 8백명의 재학생과 7백60명의 학점교류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재학생의 연령층은 18~62세로 다양하며 이중 직장인이 77%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총장이라는 신분으로 사이버대학에 입학해 화제가 됐던 윤경은 서울여대 총장도 이 학교 학생이다.

서울디지털대는 일반적인 대학교와 달리 1년 3학기제로 운영된다.

1학기와 3학기는 보통 대학교와 동일하며 여름방학을 이용해 2학기 수업을 진행한다.

조 총장은 "1년 3학기제는 성적우수자의 조기졸업을 염두에 둔 제도지만 매시간 ID를 통한 출석체크와 철저한 학점관리를 하기 때문에 학점이수가 생각만큼 녹록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총장이 생각하는 사이버대학의 경쟁력은 콘텐츠에 있다고 봤다.

그는 콘텐츠의 우수성이 대학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독자적인 콘텐츠 개발에 연구인력을 집중하고 이와 병행해 외부의 우수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작년 12월 서울디지털대의 초대 총장으로 취임한 그는 지난 66년 행시에 합격한 이후 줄곧 교육관련 직책을 두루 수행했다.

문교부 대학국장 대학정책실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차관을 역임했으며 국정교과서 사장과 부산외국어대 총장으로도 활동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