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염색이 대유행이다.

여성들 가운데 염색을 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는 매우 힘들며 젊은 남자들 가운데서도 절반 이상이 머리에 형형색색 물을 들이고 있다.

몇년전만해도 흑색과 갈색에 그치던 염모제는 이제 노란색 빨간색 자주색 녹색 등으로 휘황찬란해졌다.

모발 염색은 이처럼 우리의 미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도 하지만 모발손상이나 접촉피부염 같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할수도 있다.

염모제로 인해 모발건강의 피해와 해결방안을 이원주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피부과 교수(033-252-9970)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염모제의 종류와 특성 =염모제는 <>식물성 <>금속성 <>식물.금속 혼합성 <>유기합성 산화염료 <>색소성 염모제 등 크게 5가지로 나뉜다.

식물성은 헨나 세이지 사프란 인디고 등의 식물분말 추출물로 대체적으로 독성이 없으나 염모조작이 복잡하고 퇴색이 빠르다.

또 색조가 단순하다.

하지만 붉은 머리를 염색하는데 쓰이는 헨나는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하기 쉽다.

금속성은 철분 망간 니켈 등을 단독 또는 병용하는 것으로 광택이 난다.

하지만 모발이 손상되고 퇴색이 빠르며 파마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금속성중 노란색이나 갈색을 띄게 하는 초산납이나 유황 성분도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유발할수 있다.

식물과 금속의 혼합제는 각각의 결점을 보완했으나 색이 단조로워 예쁜 색이 나오지 않는다.

색소성 염모제는 섬유를 염색하는 염료의 일종으로 알레르기 반응이 적어 두피나 피부가 예민한 사람도 쓸수 있다.

염색시간이 오래 걸리며 염색력이 약하고 빨리 퇴색된다.

가장 많이 쓰이는 유기합성 산화염료는 파라-페닐렌디아민, 파라-톨루엔디아민, 오르소니트로파라페닐렌디아민 등의 성분으로 접촉성 또는 알레르기성 피부염를 유발하기 쉽다.

파라-페닐엔디아민은 머리 염색력이 가장 뛰어나나 강력한 알레르기 유발성향 때문에 많은 나라에서 금지돼 있고 대신 파라-톨루엔다이아민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수 있다.

<> 염모제의 부작용 증세 =염색약에 의한 접촉성 피부염은 단 한번의 접촉으로 급성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두피나 피부가 몹시 가렵고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

심하면 진물 물집이 생긴다.

흔치 않지만 급성일때 치료를 못하고 1주일 이상 방치해 두면 만성화된다.

홍반 진물 물집이 생기고 더 심하면 만성습진 형태를 띠며 좀처럼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만성습진은 두피가 건조해지면서 부스러지고 딱딱하게 굳는게 특징이다.

모발도 손상된다.

유기성 염색약은 자체로는 강한 알칼리성 용액이지만 모발에서는 케라틴(각피) 멜라닌(검은 색소) 수분 등을 부식 또는 산화시키면서 색채를 입히기 때문에 모발손상을 피할수 없다.

더욱이 잦은 파마와 드라이어 및 젤폼 또는 무스의 사용은 모발을 갈라지고 바삭거리게 만든다.

<> 손상된 모발의 보호와 회복 =유기합성한 알칼리성 염모제에 의한 모발 손상은 산성 린스나 양이온 계면활성제 또는 양이온 중합체 등이 함유된 모발용품을 사용함으로써 피해를 줄일수 있다.

급성 접촉성 피부염은 우선 자극된 부위를 충분히 씻어내고 염색약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다른 염색약으로 바꾸는게 필요하다.

진물이 나는 심한 삼출성 병변의 경우 생리식염수나 과산화망간칼륨 질산은 등의 묽은 용액으로 습포해 염증을 가라앉힌다.

그래도 완화되지 않으면 로션 타입의 부신피질 호르몬을 발라준다.

가려움증이 심하면 항히스타민제를 먹는게 도움이 된다.

과도한 자극으로 인한 2차 감염이 있으면 항생제 연고를 바르거나 항생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연고는 오히려 덧나게 할수도 있으므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