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데이터베이스 업체인 사이베이스(Sybase)의 존 첸(John Chen·46)회장이 삼성전자및 삼성SDS와 협력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한국에 왔다.

첸 회장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측과 엔터프라이즈포털,무선솔루션 분야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삼성전자의 휴대폰에 사이베이스의 모바일 데이터베이스를 탑재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삼성SDS의 소프트웨어를 사이베이스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전세계 70개지사를 통해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첸 회장은 "사이베이스에 한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본과 중국에 이어 세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곧 엔터프라이즈포털의 한국어 버전을 출시해 시장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은 언어가 다른데다 업무스타일도 독특해 시장진입이 만만치 않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가급적 다양한 한국기업들과 제휴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사이베이스는 지난해 매출의 60%를 데이터베이스와 미들웨어 분야에서 달성했다.

반면 애플리케이션 서버는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첸 회장은 올해 엔터프라이즈포털과 애플리케이션 서버 분야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베이스의 주력분야였던 데이터베이스는 여전히 ''e비즈니스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지만 조만간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할 것이라는게 그의 전망이다.

올해 엔터프라이즈포털 업체인 네온(NEON)을 인수한 것도 이같은 이유다.

첸 회장은 "네온을 사이베이스의 e비즈니스플랫폼 사업부로 흡수할 예정"이라며 "향후 이 분야에서 30∼40%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존 첸 회장은 1일 김홍기 삼성SDS사장을 만나 삼성SDS의 유니ERP 등을 사이베이스를 통해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방안 등을 협의했다.

2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진대제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사장 등과 만나 양사의 e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홍콩출신의 존 첸 회장은 73년 미국으로 이주해 브라운대학과 캘리포니아공대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는 파라미드 테크놀로지 수석부사장,지멘스 오픈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디비전 사장 등을 거쳐 지난 96년 사이베이스 사장으로 영입됐고 98년 회장겸 CEO에 올랐다.

그가 이끌고 있는 사이베이스는 지난해 9억6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