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돼왔던 박노항(50) 원사가 도피생활 2년11개월만에 붙잡혔다.

병무청 파견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숱한 병역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 원사의 진술내용에 따라 정·관계 인사및 군 고위관계자의 병역면제 청탁 등 그간 숨겨졌던 각종 비리가 드러나면서 엄청난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 검찰단(단장 서영득 공군 대령)은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소재 현대아파트에서 검거한뒤 그동안의 도피경위와 비호세력등에 대해 밤샘조사했다.

군 검찰은 또 박 원사의 누나 박복순(57)씨와 형 박노득(63)씨 등 참고인들도 불러 동생의 도피를 도왔는지 여부 등을 조사했다.

군 검찰은 그동안 박 원사가 가족 외에 군 수사기관이나 고위 관계자의 도움 없이는 장기 도피생활이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추궁했다.

박원사는 처음에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다소 심경의 안정을 찾으면서 그동안의 도피행적에 대해 수사관들에게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영득 단장은 "지금까지 드러난 박 원사의 병역비리는 1백여건에 달하며 수뢰액수는 1백억원대에 이른다"며 "박 원사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위해 서울지검 검사 1∼2명을 파견받는 방식으로 지난 2월에 해체됐던 군·검 합동수사반을 재가동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은 지난 2월부터 박 원사의 가족들을 집중 감시하던 중 지난 15일 누나 박복순씨의 수상한 행적을 감지하고 밀착 감시한 끝에 은신하던 아파트를 발견,이날 오전 머드팩을 하고 있던 박 원사를 검거했다.

한편 헌병수사관 출신의 박 원사는 지난 98년 병역비리 수사로 구속된 원용수 준위와 함께 병역 면제,의병 전역,입대일자 조정,카투사 선발 등 다양한 형태의 비리에 개입한 혐의를 받아왔다.

육군 본부 범죄수사단 등 핵심요직에서 30년 가까이 근무해왔으며 지난 98년 5월 병역비리에 대한 1차 합동수사에 착수한 뒤 종적을 감췄었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