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몸통''으로 지목돼온 박노항(50) 원사가 도피생활 3년여만인 25일 국방부 검찰단 수사관들에 의해 검거됐다.

이에따라 박씨가 개입된 것으로 알려진 정·관계인사의 자제와 군 고위관계자들의 병역청탁 등 그동안 묻혀있던 병역비리 전모가 드러날 것으로 보여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소재 현대아파트 33동 1113호에서 박 원사를 검거한 군·검합동수사반(이하 합수반)은 박씨를 상대로 밤샘 수사를 벌였다.

합수반은 우선 박씨를 상대로 지난 98년5월 종적을 감춘뒤 이날 검거되기까지의 행적을 캐묻고 도피과정에서 유력인사들이 도움을 줬는지 여부를 추궁했으나 박씨는 "친척과 형제들이 도움을 줬을뿐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배후지원설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반은 그러나 만3년간 수사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도피생활을 해온 점에 비춰 박씨에게 도피처와 자금을 제공하는 등 도피를 지원한 세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합수반은 또 그간 수사해온 병역비리 자료를 토대로 박씨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박씨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돼온 민간인들에 대해선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소환,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합수반 관계자는 "박씨의 병역비리 범죄는 현재 1백여건에 이르고 액수는 최대 1백억여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며 "현재까진 정치인 및 사회지도층 인사의 병역비리 연루 여부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으나 향후 조사과정에서 이 부분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연루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씨는 병무청 파견수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병역면제,카투사 선발,보직조정등 1백여건의 각종 병역비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98년 5월 군·검 합동으로 병역비리 수사가 시작되면서 종적을 감췄다가 수배된 지 3년만에 검거됐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