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산업 미용연구팀 직원들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면 ''이 사람들이 과연 화장품 회사 직원이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의상과 단정하게 빗어내린 머리는 여느 직장인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장기 없는 맨얼굴들이다.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직무유기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러나 화장품회사 미용연구팀 직원들이 화장 안한 얼굴로 출근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우리 팀원들은 매일 아침 ''오늘은 어떤 제품을 사용해 어떤 식으로 화장해 볼까''하는 설레임에 빠진다.

자신의 얼굴에 애경제품은 물론 경쟁사들의 화장품으로 각종 실험(?)을 해 보는 기회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자기 피부타입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해 얼굴에 트러블이 일어나고 여드름이 생기는 등 여성에게 ''치명적''인 일들을 겪기도 하지만 철저한 직업의식으로 극복해 나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얼굴을 씻는 탓에 머리가 헝클어지고 옷에 이물질이 튀는 등 애로사항도 있다.

그러나 팀원들간의 정겨운 웃음과 따뜻한 눈빛으로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간다.

사내에서는 이런 우리들을 보고 애경의 ''파워풀 우먼들''이라고 부른다.

주요 업무 가운데 하나인 제품 품평에 들어가면 직급과 나이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해진다.

일단 한 번 사용해 본 제품에 대해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신랄한 비판이 이어진다.

이러한 의견교환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제품 개발에 소중하게 반영된다.

또 수입화장품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출장을 자주 나가 선진국 제품에 대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임성배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