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사이버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마음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디지털 관련 기술의 급성장과 함께 사이버교육시대가 활짝 열리지 않았는가"

한국방송통신대학의 곽덕훈 교수는 국내 원격교육의 선구자이다.

그의 원격교육에 대한 열정은 방송통신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로 몸담기 시작한 지난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엔 자신이 가르치는 컴퓨터관련 지식을 어떻게 하면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했다.

"당시엔 다른 신호체계를 가진 TV와 컴퓨터 모니터의 기술적 특성으로 인해 강의에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무리 방송이지만 컴퓨터 강의만큼은 컴퓨터가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줘야만 이해가 빠르다는 점에서 IT기술을 교육에 접목시키는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곽교수의 노력은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특히 올해 평생교육법에 기반한 9개 사이버대학이 문을 열었고 곽교수는 사이버대학의 설립 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곽교수는 그러나 요즘 또다른 고민에 빠졌다.

사이버교육,그중에서도 특히 사이버대학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한 선결과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재 제공되는 학습 프로그램이 수용자인 학생보다는 공급자인 교수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학생 관점으로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기존 강의실의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수준으로는 제대로된 교육성과를 달성할 수 없다는게 곽 교수의 지적이다.

화려한 오디오나 비디오기능은 오히려 나중 문제라는 생각이다.

곽교수는 또 사이버강의는 특성상 소위 "칠판강의"에 비해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준비하는 교수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뒤따라야 교육의 질이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교수는 "21세기 사람들은 일생동안 세번정도 직장을 바꾸게 될 것으로 보여 평생교육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같은 사회변화에 발맞춰 사이버대학의 기능도 기존 대학의 대안으로 그칠 게 아니라 평생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