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의 동성동본 결혼 반대에 부딪혀 36년전 애인을 따라 미국으로 떠난 전신애(58)씨.

미국 일리노이 주정부에서 10년동안 노동장관을 지낸 전씨는 이번에 미국 연방정부의 노동부 차관보급인 여성국장에 올랐다.

지난 43년 경남 마산에서 출생한 전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하던 해인 65년 대학 1학년 때부터 사귀던 남편 전경철(63)씨와 결혼을 위해 어머니가 몰래 마련해준 50달러를 들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강행한 뒤 ''미국을 알아야 한다''는 남편의 권유로 명문으로 꼽히는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땄다.

84년 주지사 선거에서 소수 민족을 대표해 열심히 뛴 덕분에 아시아계 담당 주지사 특별 보좌관에 임명됐다.

89년에는 일리노이주 역사상 유색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금융기관국장에 발탁됐고,92년부터 일리노이주 노동장관을 맡아왔다.

그러나 전씨의 미국생활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민역사가 앞선 일본계들의 보이지 않는 견제와 보수적인 주정부 관리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전씨는 이같은 역경을 딛고 결국 성공한 이민1세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지난 96년 개교 1백10주년을 맞은 모교 이화여대에서 ''자랑스런 이화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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