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에서 가장 번창했던 창녕 보부상들이 하나둘 죽고 3명이 살아있는데 제사비를 마련하지 못해 수십년간 지내오던 위령제마저 못 지내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경남 창녕지역 마지막 보부상 오학도(85·창녕읍 교리)옹은 가물가물한 기억을 되살려 지난 세월을 회상하며 매년 길일에 지내오던 옛 보부상들을 위한 위령제를 못 지내고 있는 것을 아쉬워했다.

경상도에서는 가장 번창해 제법 위세를 떨쳤던 창녕 보부상은 오옹이 활동하던 시절에만 해도 50∼60명이 있었으나 지금은 오상조(79),서천수(66)씨를 포함해 3명만 남았고 차사술,오차석씨 등 2명은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읍내 시장통에 있던 보부상단 사무실인 상무사건물은 1974년 시장 현대화 계획에 따라 헐리고 말았다.

대신 상무사에 보관중이던 옛 보부상 1백27명의 위패와 현판 등은 읍내 말흘리 뒷산 오박골 임시건물에 옮겨졌으나 관리가 제대로 안돼 폐가로 변했으며 35점의 유품은 군 박물관에 옮겨져 보관되고 있다.

정한영 기자 c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