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 대입수험생이나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들은 목에 무엇이 걸린 듯한 이물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진찰을 해보면 특별한 소견이 나타나지 않지만 환자들은 수주전이나 수개월 혹은 수년전부터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한다.

이를 흔히 의사들은 신경성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들은 암이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크다.

목 이물감은 여러 질환으로 표현할 수 있지만 히스테리구증이 대표적이다.

히스테리구증이란 목에 공 같은 것이 걸려서 오르락내리락 한다고 붙여진 이름인데 실제로 이물이 없기 때문에 히스테리성이라고 한다.

환자들은 상당 기간 이런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는데 의사가 괜찮다고 하면 잘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도 불확실하다.

최근 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인두나 후두까지 올라와 점막에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의사도 있지만 환자의 상당수가 폐경기 이후의 여자인 점을 감안하면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한 인후점막상피세포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추측된다.

인두와 후두 근처에는 많은 림프조직이 있고 염증에 민감하다.

흔히 이를 인두염으로 진단하고 항생제를 투여하는 의사가 적지 않지만 치료가 되지 않는다.

인두염이나 편도선염은 세균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대개 열이 나고 항생제를 쓰면 웬만큼 듣는다.

또 음식을 삼킬때 통증을 느낀다.

이런 점이 인두염과 신경성 목 이물감과의 차이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경우에는 이물감을 느끼는 동시에 헛기침을 자주 하게 되며 목소리가 쉬는 경우도 있다.

심하면 위산 때문에 성대후방의 점막에 궤양이 생기고 육아종이라는 군살이 자랄 수도 있다.

이때 혹이 관찰되면 담배를 많이 피운 사람의 경우 암인지 감별해 봐야 한다.

김광현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찾아 신경성 목이물감으로 진단받으면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특별한 병이 없다고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걱정이 많은 사람의 경우에는 암인지 자세히 진찰해 안심시켜줄 필요가 있다"며 "폐경기 이후에는 여성호르몬 감소에 의한 점막의 위축이나 건조감이, 젊은 사람에게는 위산역류증이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위산역류증이 의심되면 위내시경을 받을 필요가 있다.

치료는 환자가 무서운 병에 걸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게 열쇠다.

불안한 정신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신경안정제를 복용함으로써 효과를 볼수 있고 기침이나 가래를 동반한 경우에는 진해거담제가 약간의 도움이 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