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1일 마련한 새 민사재판 방식 모델은 재판 전에 원고와 피고간에 서면공방을 통해 쟁점을 정리한 뒤,법정에서는 쟁점만을 집중적으로 다뤄 재판 횟수와 재판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게 핵심이다.

법원으로서는 모험이자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셈이다.

새로운 재판방식에 따르면 소송 상대방이 소송 내용을 인정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곧바로 재판을 열어 사건을 종결하게 된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을 경우에도 서면공방절차와 집중심리를 하는 법정공방을 거쳐 신속히 판결을 받게 된다.

서면공방절차란 원고와 피고가 법정에서 재판이 열리기 전에 서면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사건의 쟁점을 명확하게 가려낼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는 재판의 초점을 분쟁의 핵심에 맞춰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나머지는 법정 밖에서 절차를 끝내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현행 방식의 경우 대부분의 사건이 10회이상 재판을 열어야 끝나지만 서면공방절차를 거칠 경우 원고와 피고가 실제 법정에 출석하는 횟수는 2~4회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또 지금까지는 재판 당사자들이 법관 앞에서 주장과 호소를 할 기회가 없었으나 앞으로는 본인이 직접 판사앞에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와함께 관련 증인을 하루에 모아 일괄신문하는 방식으로 재판을 진행해 재판기일이 짧아지게 됐다.

이 경우 미국 법정과 비슷한 형태의 변론이 이뤄질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에따라 정당한 이유없이 불출석하는 당사자나 증인에 대해서는 구인또는 과태료 부과 등의 방법으로 강력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민사재판방식과 절차의 기본틀을 56년만에 완전히 바꾸는 것"이라며 "새로운 재판방식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해소되고 충실한 재판도 가능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