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시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공항이용객 역할을 맡은 자원봉사자 1만5천여명이 이상호 개항준비본부장의 신호에 따라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3월29일 개항을 30일 앞두고 실제와 똑같은 상황을 연출한 종합 리허설의 막이 올랐다.

리허설에서는 티케팅 수하물처리 보안검사 탑승 등 출국절차에서부터 이착륙과 관제시스템 FDS(비행정보시스템)체크에 이르기까지 총 5백여개 항목이 하나하나 점검됐다.

이날의 핵심 점검포인트는 과천에서 자가용을 이용,인천공항으로 오는 김형규(45)씨를 따라가는 동선(動線)체크.

김씨는 터미널 예행연습 2시간전인 낮12시에 자가용을 타고 과천 주공아파트를 나서 오후 1시쯤 공항고속도로 입구에 도착했다.

이 고속도로 통행료는 민간자본으로 건설된 탓에 편도 6천1백원(승용차),왕복 1만2천2백원으로 비싼편.

김씨는 공항입구를 지나 차량 5천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실내교통센터(미완공)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기본 30분에 1천2백원,15분마다 6백원이 추가되는 주차권을 빼든 김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대한항공 체크인카운터로 들어갔다.

김씨는 항공료외에 공항이용료 1만5천원에다 내국세 1만원 등 2만5천원을 더 내야했다.

공항을 이용하는데 기본비용만 3만9천6백원이 드는셈이다.

티켓을 든 김씨는 수하물 부치는 곳(체크인 아일랜드)에 가서 줄을 섰다.

짐을 부친 김씨는 바로 직선코스로 10m 앞에 있는 검색대와 법무부심사대를 거쳐 바로 면세코스로 들어왔다.

티케팅에서 심사수속까지 걸린 시간은 25분 남짓.

체크인 아일랜드는 터미널의 동쪽끝에서 서쪽끝까지 14개나 된다.

1시간당 1개 라인이 6백개 이상의 수하물을 처리할 수 있다.

공항전체로는 8천4백개를 처리할 수 있다.

티케팅에서 심사대까지가 50m 가량의 직선으로 돼있어 김포공항보다 한결 빠르다.

게이트는 모두 47개다.

약 5분여를 걸어 탑승게이트에 도착한 김씨는 "터미널 천장이 철구조물에다 대부분의 벽면이 유리로 돼있어 탁트인 느낌을 준다"며 "실내에 조성한 소나무숲도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항공기에 연결되는 보딩브리지는 모두 88개.

이중 한곳에 도착한 김씨는 "우리말과 영어 중국어 일어 등으로 된 안내판이 곳곳에 있어 이용에 전혀 불편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걸린 시간은 모두 46분.

공단의 한 관계자는 이륙 45분전까지만 오면 탑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다시 2층 입국장을 거쳐 터미널을 빠져나오는 데 10분정도 걸렸다.

송정태 공항공단 홍보팀장은 "2002년부터는 출국하는데 30분,입국하는데 10분 이하가 걸리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종합 리허설은 1만5천여명이 한꺼번에 움직인 탓에 일부 수하물처리소와 검색대에서 정체현상을 빚기도 했다.

김씨는 공항을 나서며 "터미널외에 이렇다할 상업시설과 숙박시설 등이 없고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이라면서 "하지만 국제공항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총평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