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각계의 야인으로 불리는 전각미술가 현노 최규일(61.서울 강북구 수유동)씨가 오는 26일로 예정된 성균관대 졸업식에서 명예졸업장을 받는다.

독학으로 미술계에 뛰어든 뒤 현재 전각분야의 권위자로 꼽히는 최씨는 지난 61년 국학대학(우석대 전신) 경제학과에 입학했다가 이듬해 성균관대 야간 경제학과 2학년에 편입했으나 군 제대후 생활고로 학업을 중단해야 했다.

재학중에도 낮에는 마차를 끌며 주경야독으로 공부했던 최씨는 학업 중단 이후 10년간 건축자재상으로 생계를 꾸렸으나,사업이 실패하면서 평소 관심을 가져왔던 미술분야에 무작정 투신했다.

최씨가 특히 몰두했던 것은 그 당시만해도 남들이 "도장 파는 일"이라며 업신여겼던 전각.한번 칼을 댄 자리에는 다시 대지 않는 "일도일각"기법을 창안해내기도 한 최씨는 고정화된 기존의 전통적 전각기법에서 탈피,독학으로 자유로운 창작의 영역을 넓혀 "전각계의 야인"으로 불려져 왔다.

전각과 함께 움직이는 여성의 나체를 수묵으로 담아내는 누드크로키 활동으로도 유명한 최씨는 해외에서도 수차례 전시전을 갖는 등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문화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뒤늦게나마 명예졸업장을 받게 된 최씨는 "미술활동에 전념해오면서도 학업을 마치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나마 졸업장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졸업식을 여는 경희대에서도 이완기(65.정치행정학부)씨와 김완희(64)씨가 생활고로 학업을 중도에 포기했다 지난 98년 뒤늦게 복학,만학으로 졸업장을 받게 됐으며,탈북귀순자 1호 한의사인 박수현(35)씨도 이날 학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