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페스티벌 심사위원 조해형 나라기획 회장 ]

"다매체시대에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광고가 아니면 소비자들의 눈에 띄기 어렵습니다.

세계 광고계의 제작 흐름도 점점 자극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세계 3대 광고제의 하나인 뉴욕페스티벌에 국내 인사 중 처음으로 본선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조해형(67) 나라기획 회장은 심사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이번 페스티벌의 9개 시상부문 가운데 가장 관심이 높은 TV-CF와 마케팅 부문의 심사를 맡았다.

그는 세계 54개국에서 1만3천여점이 출품된 TV광고 부문의 제작경향을 ''폭력''''통속''''유머''등 세 단어로 요약했다.

그는 청소년을 위한 놀이용품의 광고에 아버지와 아들이 상소리를 하며 싸우는 장면이 등장하고 무심한 남편의 주의를 끌기 위해 TV를 유리창 밖으로 던져버리는 냉장고 광고 등을 그 사례로 꼽았다.

"우리 정서로는 다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창의력이 돋보였습니다.

광고계에서 1990년대가 마케팅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다시 1980년대처럼 창의력이 강조될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 회장은 인터넷 케이블TV 등으로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광고가 어필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국내 광고계에서도 대기업들이 계열 광고대행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에서 벗어나 철저한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을 해야 창의력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경기고,미국 MIT 경영대와 경영대학원을 나와 지난 86년 나라기획을 인수하면서 광고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광고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고한 쌍용그룹 김성곤 창업주의 맏사위로 (주)쌍용과 쌍용제지 대표 등을 지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