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윤리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성이 경쟁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기업 투명성과 관련된 쪽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공조제품과 김치냉장고를 생산하는 만도공조는 최근 독자적인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작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 백상태(52) 부사장이다.

지난해부터 만도공조 부사장 겸 CFO(최고재무책임자)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1971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남자보다 능력이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게 도미의 이유.

그렇지만 미국도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기에 호락호락한 나라는 아니었다고 그의 회고했다.

현지의 한 보험회사에 취직했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일은 고작 단순 타이핑 업무였다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백 부사장은 오하이오주 아크론대학에서 회계학 석사학위를 따고 텍사스주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후 그는 후프만, 텍사스피나텍 등 미국 기업과 TRW 등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근무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만도공조 부사장으로 고국에 돌아온 그는 꼼꼼한 판단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펼치는데 전력하고 있다.

"현금 유동성과 수익성을 따지는 것은 기업경영의 기본"이라는 백 부사장은 "수익성 위주 경영을 위해 절약을 생활화했다"고 말했다.

이면지 사용은 물론 한겨울에도 백 부사장의 사무실에는 히터를 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여성이면서 오랜 외국생활로 특별한 지연 학연 혈연이 없는 것도 투명경영의 선봉에 서는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 문화에 적응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국의 기업문화도 바뀔 것은 바뀌어야 한다고 백 부사장은 거듭 밝혔다.

회사의 ERP 시스템이 빠른 시일내에 제대로 가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는 "훌륭한 여성 전문경영인들이 많이 등장하는 풍토를 만드는데 씨알같은 역할을 맡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