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란 직업에 강한 매력을 느낍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이나 예비 법조인인 사법연수원생 후배들에게 검사를 지원할 것을 권유합니다"

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으로 근무중인 이옥(37) 검사는 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92년부터 10년째 검사의 길을 걷고 있는 당찬 여성이다.

고려대 법대 82학번으로 386세대인 이 검사는 서울지검 북부지청을 비롯 수원지검 성남지청, 수원지검, 서울지검 동부지청을 거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여검사 50명 가운데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서울지검을 거쳐 법무부에 근무하는 것 자체가 검찰내에서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번에 21명의 여검사가 신규로 임용됐다는 소식을 접한 이 검사는 "후배들에게 소신껏 열심히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가 폼만 잡고 신문 1면을 장식하는 큰 사건만 다루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검찰이 아니면 억울함을 풀어줄 수 없는 보통사람들과 관련된 작은 사건이 대부분이며 검찰은 이런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검사에 대한 직업관을 피력했다.

이옥 검사가 여성 법조인이 꺼리는 검사직을 선택한 이유도 특이하다.

교직에 계신 부친께서 적극 권유하셨다고 한다.

이 검사도 사법연수원생 시절 4개월동안 검찰 시보를 하면서 적성에 맞는 것을 느꼈고 일도 즐거웠다고 설명했다.

"검사가 천직인가 보네요" 하며 살며시 웃는 그의 모습에서 당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검찰에서 여성으로 느끼는 한계를 묻는 질문에 그는 "굳이 검찰이라고 못박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여성에 대한 편견이 만연해 있다"고 말했다.

항상 같은 강도의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검찰에서도 여자이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여성에 대한 편견이 적어지고 있어 힘이 난다고 덧붙였다.

이 검사는 "검찰업무는 신문 한번 훑어 볼 여유가 없을 정도로 격무의 연속이지만 민원인들이 찾아와 억울함을 풀었다는 말을 할 때 이세상 그 무엇보다 기쁘다"며 "그런 점에서 검사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