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프로는 여성프리미엄을 누리지 않고 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합니다"

김&장법률사무소의 최윤희(37) 변호사.

그에게는 유난히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어다닌다.

최초의 공안담당 여성검사, 최초의 부부 검사(남편 오정돈씨는 현재 법무부 검사), 최초의 여성검사 출신 로펌 변호사.

1991년부터 검사로 8년 동안 근무하면서 학문을 닦는 데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미국 상원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스탠퍼드대에 유학, 고용차별문제 등 노동법을 연구했다.

이를 바탕으로 95년 서울대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최근에는 ''법무서비스 개방문제 연구''라는 책을 공동집필해 발간했다.

그의 진가는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때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근무하면서 유감없이 발휘됐다.

당시 재경부는 IMF IBRD(세계은행) 등과 수많은 협상으로 눈코뜰새없었다.

협상테이블에 오른 이슈 하나하나가 우리나라의 경제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었다.

재경부는 법무부에 법률가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최 변호사 등 2명이 급파됐으며 이들은 국제기구에서 파견된 파란 눈의 변호사들과 매일 입씨름을 벌였다.

터무니없는 요구조건이 제시될 땐 한국의 실정을 알리고 우리측에 유리하도록 협상을 이끌어가느라 진땀을 뺐다.

한 팀당 8시간 이상의 마라톤 회의는 기본이었다.

밤샘도 다반사였다.

최 변호사는 "IBRD측에서 한국기업은 감사도 안한다고 우겨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결국 회사의 임직원 배치표를 제시해 내부 감사도 있다는 것을 증명해 넘어갈 수 있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때의 경험이 변호사로서 큰 재산이 됐다.

98년 변호사라는 새로운 길로 나선 그는 회사법과 M&A(기업인수합병) 등을 다루고 있다.

최 변호사는 "앞으로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그에 따른 다양한 법률서비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성 법조인들의 폭넓은 활동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