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무 솔루션 분야의 선두주자인 나라정보기술의 유종현(45) 사장.

그는 1주일에 5일은 회사에 없다.

회사에 들어가더라도 어둑어둑해지는 오후 5~6시다.

"솔루션 분야에서는 기술력 못지않게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그를 밖으로 돌게 한다.

10개가 넘는 굵직굵직한 증권 시스템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었던 것도 그의 이같은 마케팅 능력 덕분이었다.

그렇다고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호서대 숭실대 등과 산학협동을 통해 솔루션 개발및 기술 경쟁력 향상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IBM의 사업 파트너로 선정됐다.

나라정보기술은 1998년 동서증권의 부도가 간접적인 탄생 배경이 됐다.

동서증권 전산실장이던 유사장이 솔루션 사업에 직접 뛰어든 계기가 됐다.

유 사장은 88년이래 10년간 동서증권 전산실에서만 일했던 자타가 공인하는 ''증권 전산맨''이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증권의 기본적인 업무를 전산화하는 사업부터 접근하기 시작했어요.

가장 중요한 기본을 다지기 위해서였죠"

이를 토대로 주식 주문을 입력하고 대금을 입출력하며 계좌를 개설하는 등의 증권업무 처리 시스템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냈다.

신영증권 교보증권 대신증권 등의 시스템 구축사업이 그것이다.

이어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미 하나증권의 사이버 트레이딩 프로젝트를 수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3월초 문을 여는 하나증권은 전산실 운영 자체를 나라정보기술에 위탁했다.

솔루션에 대한 유 사장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손잡고 소프트웨어를 재가공, 다양한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출장자들을 위한 UMS(통합메시징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미 호텔 통신망 서비스업체인 루넷과 제휴를 맺고 3월부터 시스템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 PC를 자동으로 부팅하거나 끄는 솔루션 개발, PC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PC를 아무런 프로그램이 없는 상태로 돌려놓는 소프트웨어 판매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품질관리 전문가인 호서대 양해술 교수를 연구소장으로 위촉, 차세대 전자상거래 통합솔루션을 개발중이다.

유 사장은 다양한 솔루션에 손대는 것에 대해 "솔루션 사업의 포트폴리오(위험 분산)전략"이라고 말한다.

나라정보기술을 이렇게 해서 지난해 20억원이던 매출을 올해 2백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