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영업비밀 보호와 관련된 분쟁이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영업비밀이 아닌 내용을 들어 전직을 금지하는 것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여서 위법''이라는 법원의 결정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서울지법 민사50부(재판장 강병섭 부장판사)는 26일 화장품 회사인 태평양이 레미트화장품과 직원 5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중지 등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수원지법도 삼성전자가 자사 연구원 3명이 모 벤처회사로 옮겨간 데 대해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직원들과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기로 하는 등의 전직금지 약정을 맺기는 했지만 법으로 보호해야 할 정도의 영업비밀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피신청인들에 대해 영업비밀 누설이나 취업 및 고용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내릴 정도로 시급한 필요성도 없다"고 밝혔다.

이같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영업비밀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과 일률적으로 작성한 ''영업비밀약정''과 ''전직금지약정''의 내용을 거론하며 전직을 금지시키는 소송을 제기해온 기업들의 관행에 제동이 걸려 기업들의 마구잡이식 소송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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