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필코전자(대표 조종대) 임직원들에게 지난 1994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해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을 시작한 해이기 때문이다.

필코전자의 전신은 다국적기업인 필립스가 투자한 필립스전자코리아.

지난 74년 창업한 이 회사는 89년부터 93년까지 거의 매년 노사분규로 중병을 앓았다.

임단협에 들어가기 앞서 노조가 쟁의발생신고부터 낼 정도였다.

결국 필립스는 누적적자를 감당치 못하고 손을 털고 나갔다.

노사관계가 악화돼 국내 대기업에 팔려고 내놔도 팔리는 않는 회사가 돼버렸다.

우여곡절끝에 몇몇 내국인 투자자들이 94년 3월 인수했다.

회사는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당시 대표이사는 "이익이 나면 사원과 주주,재투자로 3분의 1씩 나눠쓰겠다"고 공언했다.

매월 경영실적을 알려주는등 투명경영을 실천했다.

''정성을 다하자'' ''5대 5 정신'' ''솔선수범 하자''는 사훈도 만들어 실천에 옮겼다.

직원들도 화장실 청소를 자원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맸다.

노와 사가 하나 되어 뛴 결과 93년 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필코전자는 94년에 5억원의 이익을 냈다.

회사는 95년 통상임금의 4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이익을 분배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그 이후 탄탄한 노사협력속에 경영실적도 나아져 지난해까지 매년 2백50%안팎의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수원=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