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과 열린합동 법률사무소의 합병은 국내 법률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법률시장 개방을 앞두고 변신이 시급한 시점이어서 로펌들의 대형화와 전문화를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두 로펌의 합병으로 김&장과 세종 태평양 한미 등 4대 메이저 로펌간에 뜨거운 시장 및 인력 쟁탈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합병 전략 =세종과 열린합동은 서로의 강점을 합쳐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합병을 택했다.

기존의 세종은 국제거래 및 기업법률 업무에 정통한 소장 및 중견 변호사들이 주축이었다.

열린합동은 판사시절 경륜과 실력을 널리 인정받던 노련한 소송 담당변호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합치면 일반 국제거래와 기업자문 업무는 물론 각종 소송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게 세종의 기대다.

당장 외형도 커진다.

국내외 변호사와 공인회계사 변리사 등을 합쳐 확고하게 2위를 굳히게 된다.

앞으로도 변호사 등을 크게 늘려 오는 2006년에는 변호사 수만 2백여명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기능에서의 전문화와 함께 외형의 대형화를 함께 추구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 업계의 대응 =지난해 로펌 업계의 키워드는 전문화였다.

벤처 전문과 인터넷법률서비스사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었다.

국방 전문 로펌까지 등장했다.

''부티크 로펌'' 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올해 로펌의 화두는 단연 전략적 제휴와 합병이다.

법률시장 개방이 급진전되고 있어 우선 적정 규모를 확보하는게 시급한 현안이다.

법률시장 개방의 기본적인 원칙은 올해 열릴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정해지겠지만 이르면 1∼2년 안에 외국 변호사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국내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막강한 자본력과 세계적 네트워크를 갖춘 선진국의 초대형 로펌이 국내에 들어올 경우 중.소형 로펌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1백80개나 되는 로펌으로는 경쟁력 자체를 기대하기가 어려운게 사실이다.

인력을 다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결국 국내 로펌간 합병이나 외국 로펌과의 제휴를 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여러 국내 로펌들간에 합병설이 나돌고 있다.

이들중 일부는 조만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법인 지평 등은 이미 중국의 법률사무소와 업무제휴 계약을 맺기도 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