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시장에도 경쟁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던 국가기술자격이 "국가공인 민간자격"이란 강력한 라이벌을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국가공인을 신청한 2백17개 민간자격(1백8백 기관)중 e-Test등 25개 종목이 정보통신부 노동부 등 소관 부처로부터 공인을 받았다.

한국금융연수원의 신용분석사,대출심사역,국제금융역과 대한상의의 세무회계 등 4개 종목은 재정경제부로부터 공인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97년 4월 자격기본법이 제정돼 민간자격에 대해 국가가 공인해줄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뒤 3년9개월만의 일이다.


<>의미와 기대효과=민간자격 공인제도란 자격기본법에 따라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필요성이 크고 운영 체계가 우수한 민간자격에 대해 소정의 심사절차를 거쳐 국가가 공인해 주는 절차를 말한다.

민간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에 대해 국가가 그 수준과 품질을 인정해준 자격이 국가공인 민간자격이다.

자격과 현장 수요와의 괴리를 최소화하고 민간자격의 공신력을 높이며 국민의 자격 선택권을 확대하기위해 도입됐다.

현행 국가기술자격은 기술자및 기능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의 지위를 높이는 등 경제발전에 기여해온 공이 컸다.

그러나 경직적인 제도 운영으로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자격검정제도를 발전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공신력 있는 민간단체도 국가와 함께 기술자격업무를 맡는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에 국가공인을 받은 민간자격은 기존 국가기술자격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수험생을 늘리기위해 홍보를 강화하는등 공세적인 운영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에반해 공인을 받지 못한 유사 자격종목은 수강생 모집 단계부터 타격을 받을수 있다.

자격증 선택 폭이 넓어지면서 능력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체는 사원들에게 필요한 직무능력과 관련된 자격증을 개발,취득을 권장한뒤 국가 공인을 노릴수 있다.

한마디로 자격산업이 활성화된다는 얘기다.


<>국가공인 민간자격 혜택=우선 민간자격의 검정기준,검정과목,응시자격 기타 검정수준이 관련 국가자격과 동일하거나 이에 상당할 때 관련 법령에 따라 당해 국가자격을 취득한 자와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자격과 같이 학점인정을 받을 수 있다.

고등교육법시행령 규정에 의해 산업대학,전문대학은 특별전형으로 입학자를 선발할 때에도 공인민간자격 취득자를 우선 선발할 수 있다.

국가공인 민간자격 취득자가 해당 분야 국가자격을 따려고 할 경우 검정과목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면제된다.

공무원임용령과 공무원평정규칙에서도 소속 장관이 지정한 자격증과 동등하다고 인정한 국가공인 민간자격을 소지한 공무원에 대해 승진후보자 명부를 작성할때 가점을 줄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이미 공고된 국가자격외에 국가공인 민간자격 취득자에게 2002년 대학입시부터 적용되는 정보소양인증제를 통과한 것으로 인정할 방침이다.

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을 통해 검정비 등을 지원하는 근로자 1인2자격 갖기 사업 지원대상을 기존 국가기술자격에서 국가공인 민간자격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과=민간자격 국가공인을 위한 조사.연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맡았다.

자격기본법의 제19조와 동법 시행령 제8조에 직능원이 민간자격 국가공인 신청접수 및 조사.연구를 수행하고 이에 대한 결과를 직업교육훈련정책심의회에 심의 요청하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직능원은 지난해 3월 31일에 민간자격 국가공인 조사 및 공인사업의 시행을 고시했다.

같은해 4월 24일부터 28일까지 공인신청서류를 접수받았다.

1백8개 민간자격관리자가 총 2백17종목을 신청했다.

자격 분야별로는 스포츠.건강이 6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교육.사회.복지 38 <>경영.관리 26 <>기능.기술 19 <>컴퓨터.정보기술 19개 등의 순이었다.

민간자격의 국가공인업무 소관 정부 부처 선정은 현행 국가(기술)자격의 소관부처와 정부 조직법상 업무 분장을 고려하여 결정됐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