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고득점자를 양산하며 변별력 논란을 일으켰던 올 수능시험에서 만점(4백점)을 받은 수험생이 대학입시에서 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로 나타났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이 22일 특차모집 합격자를 발표한 결과 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이 작년보다 평균 10점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인해 3백90점 이상의 고득점자들이 대거 탈락했다.

특차에서 탈락한 고득점자들이 정시모집에 몰려 정시모집 때도 하향지원과 함께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

7백48명을 선발한 서울대 특차모집에서는 수능시험 3백90점 이상을 얻고도 탈락한 학생이 인문사회계 1천5백명,자연계 1천명 등 모두 2천5백여명이나 됐다.

특히 수능 만점자 66명 가운데 58명이 서울대에 지원했으며 이중 인문사회계 최고학과를 지원한 지방 일반고 출신의 남학생 한 명이 떨어졌다.

이 학생은 내신(학교 성적)에서 2등급(1등급과 1.5점 차이)을 맞고 제2외국어 시험에서 만점을 받지 못해 탈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생이 떨어진 학과의 합격선은 3백98점대로 알려졌다.

서울대 특차 합격자는 재학생이 71.0%,재수생 26.5%,검정고시 2.4%로 작년보다 재수생이 강세를 보였다.

최고령 합격자는 공대 컴퓨터공학부를 지망한 이은주(31·여)씨,최연소합격자는 사범대 국민윤리교육과를 지망한 15세의 한혜민(대진전자정보고교)군이었다.

2천68명의 합격자를 발표한 고려대에서는 인기학과를 중심으로 3백90점 이상 지원자중 7백36명이 불합격했다.

모집단위별로 지원자들의 평균점수가 작년보다 8∼10점 가량 상승했다.

포항공대는 특차 합격자 1백50명(고교장추천 포함)의 수능 평균점수가 지난해보다 7.3점 올랐으며 3백92점 이상 고득점자 21명이 불합격했다.

이밖에 3백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이 경희대에서 2백25명,성균관대에서 85명,한양대에서 70명이 각각 떨어졌다.

고려학력 평가연구소의 유병화 실장은 "지난해에도 연·고대의 경우 인문계 5개 학과와 자연계 2개 학과에서 특차보다 정시모집의 합격점이 높았었다"며 "올 입시에서는 이같은 양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