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자고나면 재산이 수백억원씩 불어나 세간의 부러움과 질시를 받았던 신흥 벤처갑부들이 올 한햇동안 수천억원의 재산을 허공에 날렸다.

보유주식의 시가총액이 10분의 1로 줄어든 경우가 수두룩하다.

심하게는 20분의 1 수준으로 오그라든 사람도 있을 정도다.

올 한햇동안 코스닥 주가지수가 전세계 증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결과다.


20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로커스 다음커뮤니케이션 새롬기술 등 코스닥에 등록된 대표적인 벤처기업 최대주주 13명의 보유주식 평가금액을 지난해 말과 최근의 주가로 계산해 비교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사람은 로커스의 김형순 사장.

99년말 7천4백80억원에 달하던 주식평가 금액이 이날 5백8억원으로 감소했다.

무려 6천9백72억원이 신기루처럼 사라진 것이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오상수 새롬기술 사장 등 인터넷 재벌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사장의 경우 99년말 평가금액은 4천9백97억원이었지만 이날 평가금액은 2백29억원으로 1년여 동안 4천7백68억원 줄어들었다.

오 사장의 주식 평가금액도 같은 기간에 3천7백75억원에서 2백25억원으로 3천5백50억원이나 감소했다.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의 경우도 5천1백73억원에서 5백4억원으로 1년만에 4천6백69억원의 재산이 바람처럼 사라졌다.

사상 최고의 공모가격으로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던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사장은 3천2백37억원에서 3백85억원으로 2천8백52억원,터보테크 장흥순 사장은 9백32억원에서 1백36억원으로 7백96억원의 평가감소를 당했다.

연예인출신 기업가로 주목을 받았던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사장은 지난 4월 등록당시 2백15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97억원으로 감소했다.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아들인 이지의 대주주 박지만씨의 경우 평가액이 2백27억원에서 1백6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최악의 코스닥 붕괴 와중에서도 주가가 올라 재산이 늘어난 사례도 있기는 하다.

대부분 시황이 좋지 않은 올해 등록한 벤처기업의 대주주들이어서 코스닥 추락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경우다.

코스닥시장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인 서지현 버추얼텍 사장은 평가액이 79억원에서 1백2억원으로 늘었다.

또 좋은사람들의 주병진 사장도 주식평가액이 52억원에서 81억원으로 불어났다.

올들어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마크로젠의 서정선 사장과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도 등록 당시보다는 재산이 증가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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