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일반의약품이라도 의사의 처방없이 환자가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때의 가격이 병·의원에서 처방을 받아 의료보험가격으로 구입할 때의 값보다 최고 3.7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제약회사들이 약국에 공급하는 일반판매약 값을 크게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연대는 의약품 48종의 약국판매가와 의료보험 가격을 비교한 결과 23종의 일반판매 값이 보험가격에 비해 2배를 넘었다고 11일 발표했다.

근화제약의 해열진통제인 어린이로날(1백㎎ 2백정)의 경우 보험가격은 3천8백원인 반면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때는 1만4천원,임산부 빈혈약인 중외제약의 훼럼포라(60정)는 보험가격이 6천8백40원이었으나 일반판매가격은 2만5천원으로 각각 3.7배나 차이가 났다.

소염진통제인 트라스트연고,어린이해열제로 자주 처방되는 부루펜시럽,두통약인 바이엘아스피린 등도 일반판매값이 3배 가까이 비쌌다.

건강연대 허윤정 실장은 "일반의약품인 경우 환자들이 병원에 가기를 기피하고 당국이 판매가격을 통제하지 않는 점을 악용,제약회사들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가격차이를 적용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일반판매 가격을 정기적으로 조사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제약협회 신석우 전무는 "보험용 일반의약품의 경우 처방빈도가 낮고 포장단위도 커 원가도 안되는 값에 손해를 보며 병·의원에 공급하고 있다"며 "보험가격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복지부는 "작년부터 일반판매약품 값은 판매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돼 있어 가격을 통제할 수 없다"며 방치하고 있다.

김도경 기자 infof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