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불황 신드롬''이 무섭게 확산되고 있다.

3년전의 ''외환위기 망령''이 되살아난 모습이다.

무기력과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좌절과 낙담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직장의 들뜬 분위기는 실종된지 오래다.

한치 앞이 내다보이지 않으니 ''생존''이 가장 큰 관심사다.

퇴직금을 계산하며 창업 자료를 모으는 장면은 더이상 낮설지 않은 풍경이다.

부업현장으로 뛰어드는 주부들도 부쩍 늘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서 주부사원을 모집할라치면 어엿한 직장에 다니는 가장을 둔 주부들이 줄지어 몰려든다.

살아 남기 위해서다.

''신용''은 바닥으로 추락했다.

빚꾸러기가 속출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쓰고 갚지 못해 등록된 신용불량자만도 10월말 현재 2백38만명이다.

3개월새 2만6천여명이나 늘었다.

전국 곳곳에서 ''계''가 깨져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부동산을 처분하고도 모자라 마지막으로 내놓는 ''동산 경매''가 성황이다.

쓸만한 것은 다 내놓는다.

기계 중장비 가구 등 없는게 없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6대 도시 지방법원에서 11월 한 달간 부쳐진 동산 경매만 2만6천4백78건, 5백29억원어치에 달했다.

씀씀이를 줄이는 것은 기본이다.

의식주 모두가 절약 대상이다.

이러다보니 소비시장은 완전히 얼어붙었다.

기업체나 관공서의 구내식당이 만원이고 거들떠 보지도 않던 중고품이 인기다.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점(占)집이 북적거리는 것도 불황 증후군이 몰고온 풍속도다.

''대박''밖에 탈출구가 없다며 카지노와 복권으로 중년들이 몰린다.

아예 재산을 정리해 외국으로 떠나는 이들도 급증했다.

이도저도 안돼 ''마지막 선택''을 결행하는 이들도 있다.

종업원을 1백명이나 두었다 부도를 낸 전직 사장은 ''은행털이''를 택했다.

목숨을 포기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다.

''제2의 IMF''라는 고상한 수사(修辭)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경제 복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이겠지만 우선은 사회 해체를 막는게 화급한 화두다.

< 특별취재팀 = 김상철.장유택.김문권.유영석.정대인 사회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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