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실패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40대 전직 중소기업 사장이 유학중인 딸의 귀국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털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중부경찰서는 8일 은행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은행 현금출납 창구에 몰래 들어가 현금 6천만원을 훔치려한 박모(49·무직)씨에 대해 절도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7일 낮 12시10분께 서울 중구 명동 S은행 지점에서 은행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자리를 비운 틈을 타 현금출납 창구 안으로 들어가 창구밑에 쌓아둔 1만원권 지폐 6천장을 훔치려 한 혐의다.

박씨는 1천만원 뭉치 6다발을 미리 준비한 쇼핑백에 담아 나오다 은행직원에 발각돼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결과 박씨는 강남구 논현동에서 직원 1백명 규모의 청소용역 업체를 운영하다 두달전인 지난 10월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 서초동 고급아파트를 날리고 아내와도 별거한 채 일정한 주거 없이 하숙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경찰에서 "별거중인 아내의 셋방 월세날이 다가온데다 3년전부터 미국에서 유학중인 고등학생 딸의 유학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딸의 귀국여비라도 부쳐주려고 은행을 털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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